[2022년 경제 결산 .2] '잊고 살던 금리가 돌아왔다' 달콤했던 저금리 이제는 옛 추억…고금리 고통 시작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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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8  |  수정 2022-12-29 07:12  |  발행일 2022-12-28 제1면
영끌 부동산 추락, 고물가란 장벽 맞아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잊고 살던 '금리'가 돌아온 해로 오래토록 기억될 것 같다. 올 한 해는 금융시장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금리'의 영향력과 존재감이 새삼 부각됐다.

2015~2019년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0%대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이는 앞서 2008년 미국발(發)금융위기의 여파가 컸다. 미국은 금융시장 붕괴를 막기 위한 자금 투입을 위해 양적완화를 단행했고 정책금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미국의 움직임을 따라 우리나라도 금리인하 정책을 선택했다. 2009~2014년 사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3%를 오갔다. 이른바 저금리 시대의 시작이었다.

장기간에 걸쳐 이자가 급락하면서 시장에 풀린 돈을 회수하기 위해 '양적 긴축' 카드가 전세계적으로 논의됐다. 이런 차에 '코로나19 팬데믹'이란 전대미문의 복병과 맞닥뜨렸다. 전 세계는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거의 정반대 방향으로 나아가야 했다. 시장에 실시간 유동성을 다시 공급했고, 2020~2021년 마침내 0%대 초저금리 기간을 맞이한다. 전세계 부동산 가격은 급등세로 돌아섰고 주식, 가상화폐 등 자산 시장도 호황기를 맞았다.

저금리의 달콤함은 이제 독으로 돌아왔다. 2022년 올해 메머드급 경제불황에 봉착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도시 봉쇄 여파로 전 세계는 치솟는 물가란 암적 존재와 마주했다. 미국은 물가를 잡기 위해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란 충격요법을 택하며 기준금리를 단숨에 무려 4.50%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우리나라도 사상 초유의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을 밟으며 10년만에 기준금리가 3%대로 복귀했다. 금리인상의 영향력은 컸다. '영끌 부동산 투자'의 이자는 8%대까지 칫솟았다. 끝없이 치솟던 부동산 가격은 속절없이 떨어지고, 짊어져야 할 이자 부담은 감내하기 힘들게 됐다. 정기 예금 금리가 함께 오르며 시중 자금은 블랙홀처럼 은행으로 빨려들어갔다. 1년새 정기예금 잔액이 166조원이 몰렸다.

장기간 존재를 잊고 살았던 '금리'가 돌아온 것이다. 얼마나 더 높은 수준에서 얼마나 더 오래 영향력을 보일지는 2023년 계묘년(癸卯年)에 확인할 수 있다. 그나마 금리상승세가 둔화될 여지는 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 에서 소비자가 예상하는 물가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8%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6개월 만에 3%대로 떨어졌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한은이 기준금리 결정때 참고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부 과장은 "코로나 팬데믹 대응 후유증이 전쟁에 의해 증폭되면서 미 연준이 통화 긴축을 급하게 시작했고, 과거 금리인상과 비교해도 금리인상 폭이 작지 않고 속도도 매우 빨랐다"며 "내년 초 금리 인상은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종의 고금리 유지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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