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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로 임기를 마치는 김향금 수창청춘맨숀 관장은 "5주년 중장기 사업 계획을 세워 일했는데, 제가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위탁 기간을 고려해 약 1년 정도 계획을 앞당겼다. 서두른 덕에 잘 마무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창청춘맨숀 제공> |
4년3개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김향금 수창청춘맨숀 관장이 4년3개월 동안 수행해 왔던 관장직 임무를 올해 말로 마친다. 대구시의 시정혁신 2단계 조치로 내년부터 수창청춘맨숀이 기존 민간위탁(대구현대미술가협회)에서 공공위탁(대구문화예술진흥원)으로 전환되면서 관장직에서 물러난다.
수창청춘맨숀은 옛 대구문화재단(현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의 9개월간의 임시 위탁을 거쳐, 2018년 9월 대구현대미술가협회가 대구시로부터 민간운영 위탁을 받았고 그해 11월 정식 개관했다.
김 관장은 대구현대미술가협회가 위탁을 받기 시작한 2018년 9월부터 줄곧 수창청춘맨숀의 수장 역할을 해 왔다. CI에서부터 간판, 직원 채용 등 수창청춘맨숀의 사실상의 첫 시작부터 일일이 김 관장의 손때가 묻지 않은 일이 없다 보니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임기 끝자락에도 그는 수창청춘맨숀 4년3개월의 기록을 담은 아카이브북 '수창청춘맨숀 공간의 기억'을 제작하고, '수창메타아트플랫폼' 아카이브도 진행 하는 등 사업 마무리로 분주했다.
4년3개월을 마무리 짓는 심경에 대해 김 관장은 "주변 사람들은 다들 서운해하던데, 물론 섭섭한 마음도 있지만 시원한 부분이 더 크다. 이곳에서 제가 하고자 했던 일에 대해 어느 정도 성과를 다 이룬 것 같은 느낌"이라고 답했다.
▶대구시가 지난 10월 발표한 '2021년 실적 기반 민간위탁사무 운영성과' 평가에서 수창청춘맨숀이 평가대상 39개 시설·사무 중 우수 등급인 가 등급을 받았다. 좋은 평가로 마무리하게 돼 기쁠 것 같다.
"수창청춘맨숀은 다양한 장르의 청년예술가를 지원하는 청년융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문화사업을 구축해 왔다. '대중성, 전문성, 역사성, 공공성, 국제성'이라는 5가지 콘셉트로 이 공간을 운영했다. 시민과 문화를 향유하고, 청년예술 활동의 거점 기지로 전문성을 띠며, 문화재생과 지역의 스토리를 대변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자 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국제성을 담보하는 사업도 진행했다. 위탁사무 평가에서 좋은 점수로 격려해 준 것 같아 뿌듯하고 공공위탁으로의 전환이 지역의 예술가들에게 또 다른 발판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국제성과 관련된 사업은 무엇이었나.
"국제 교류 사업은 지속가능성과 예산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NFT, 메타버스였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NFT, 메타버스 활동을 하면 국제성을 담보할 수 있고 청년 예술가의 탈중앙화가 가능하며 지속 가능성을 가져갈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해 NFT아트플랫폼 기획전시로 첫걸음을 뗐고, 올해 이보다 확장된 '수창메타아트플랫폼' 사업을 진행했다. 수창메타아트플랫폼은 청년예술가들이 디지털 예술활동으로의 확장을 NFT아트로 경험하면서 메타버스에서의 활동까지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어떻게 발전할 것 같은가.
"메타버스를 젊은이들이나 하는 가상현실쯤으로만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캐릭터에 필요한 아이템을 판매하는 등의 경제성보다 미래에 이뤄질 메타융합의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교육이나 의료, 산업, 행정, 정치까지도 메타융합으로 이뤄질 확장성은 생각보다 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수창청춘맨숀을 운영하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청년문화공동체와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협업한 '아트 퍼포먼스' 활동이 기억에 남는다. 청년문화공동체는 예술담론, 철학스터디, 독서모임, 레지던시 등을 진행하면서 예술과 삶을 함께 엮어내는 데 필요한 고민과 노력들을 다져가는 커뮤니티 공동체다. 세계적으로 융복합 예술 시대다. 그런데 예술가들은 각 장르에서 활동하다 보니 융복합 실험 경험이 부족했는데, 이 같은 활동을 통한 소통과 연대가 젊은 예술가들에게 좋은 자극과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
▶수창청춘맨숀을 운영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청년 지원이 사회적으로 좀 더 중요한 시기가 올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청년예술가 지원 정책은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의 지원 정책은 일회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예산 부족과 전문 인력에 대한 갈증도 있었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4년3개월간 수창청춘맨숀 운영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래서 20대부터 하고 싶었던 일을 실천해 볼까 한다. 바로 예술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실현할 수 있는 작은 '예술공동체' 활동이다. 예술을 하면서도 내 삶의 가치를 높이는 작은 공동체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작년과 올해, 예술가들과 함께 미얀마, 우크라이나 시민 돕기 등의 소소한 실천을 통해서 용기가 생겼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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