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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개관 목표인 임당유적전시관 조감도.(경산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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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골자료를 DNA 분석 등 첨단과학기술을 이용해 복원한 압독국 사람.(경산시 제공) |
2천년전 경북 경산시의 고대왕국이었던 압독국 사람들은 어떻게 생겼고, 어떤 질병에 걸렸고, 어떤 음식들을 먹고 살았을까.
상상만으로는 풀 수 없는 궁금증들이 DNA분석을 기반으로 한 첨단 과학기술을 통해 낱낱이 밝혀지고 있다.
경산시는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임당유적전시관 건립을 추진중이다. 전시관은 압독국 사람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다른 전시관들과 달리 고대 사람들의 삶의 모습(생활 유적)과 죽음의 관념(무덤 유적)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복합유적 전시관이다.
임당유적에서 발굴된 259개체의 인골자료는 임당유적전시관에서 가장 특성화된 분야이다. 고분의 주인공과 순장자를 DNA 분석으로 성별을 구별하고, 매장 당시의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인물 복원을 통해 얼굴 생김새와 피부를 포함한 모발 상태, 치아 상태와 질병의 유무까지도 구체적으로 밝힌 성과가 전시된다. 현재까지 5명의 얼굴이 복원됐다.
인골자료 분석으로 확인된 압독 사람들의 질병은 골절, 퇴행성 관절질환, 다공성 과골화증 등의 질환, 치아를 통해 충치, 치주염, 과골화증 등이 파악됐다.
이처럼 임당유적전시관은 단일유적이자 복합유적인 임당유적에서 출토된 인골에 대한 고고학, 법의학, 분자유전학, 생물인류학, 해부학 등의 학문이 융합하여 연구한 성과물이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경산시는 지난 2019년부터 임당 고분 피장자들의 유전적 특징과 가족 관계를 검증하기 위해서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 역사의 과학 연구소에 분석 자료를 의뢰해 유전체 DNA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전문가로 꾸려진 연구진이 독일 현지를 방문하여 분석에 대한 협의 및 결과물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압독국은 진·변한(辰弁韓) 소국 중의 하나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압독국(押督國)' 혹은 '압량소국(押梁小國)'으로 여러 문헌에서 확인된다. 사적으로 지정된 임당유적은 1982년 발굴을 시작으로 경산 임당동·조영동, 압량읍 부적리·신대리 등 압독국 관련 유적 발굴을 통해 그 실체가 밝혀졌다. 현재까지 1천700여기의 고분과 마을유적, 토성(土城), 소택지 등이 발굴됐다. 금동관, 은제허리띠, 말갖춤, 토기 등 2만 8천여 점의 유물과 인골, 동물뼈, 생선뼈 등 압독국의 생활모습을 알 수 있는 다양한 희귀자료가 출토되어 한국 고대사 연구에 귀중한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임당유적에는 고대 압독사람들의 음식문화와 내세관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자연유물(동식물 자료)이 나오는데 꿩, 소, 말 등 내륙에 위치한 경산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뿐만 아니라 상어, 복어, 가리비, 굴 등 바다 해산물까지 다양하게 확인됐다.
경산시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박물관인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을 방문해 임당유적 출토 인골자료에 대해 공동연구의 기반 마련을 추진하기도 했다.
경산 임당동과 조영동고분군에 인근에 건립되는 임당유적전시관은 지난해 11월말 착공해 2024년 준공 예정이다. 전시준비를 거쳐 2025년 개관한다. 부지면적 1만2천257㎡에 연면적 4천942㎡(지하1층, 지상2층) 규모로 총사업비 228억원이 투입된다.
윤제호기자 yoonjh@yeongnam.com

윤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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