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미 자원화시설 매년 불 '한심'…증설 외 다른 방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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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3  |  수정 2023-03-03 06:59  |  발행일 2023-03-03 제23면

구미 환경자원화시설에서 사흘 전 불이 나 12시간 만에 겨우 진화됐다. 자연발화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여기에 있지 않다. 2019년 5월, 2020년 11월, 2021년 4월에도 불이 났다. 비슷한 이유로 같은 장소에서 매년 불이 난다면 근본적인 원인이 뭔지, 왜 화재 반복이 방치됐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자연발화의 원인은 다양하다. 쓰레기를 옮기는 과정에 불씨가 묻었을 수 있고, 유리 조각이나 비닐 등이 돋보기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처리 비용 절감을 위한 '의도적 방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이런 것은 숲이 아니라 나무만 본 것이다. 근본적 진단은 아니다. 발화점은 소각하지 못해 방치된 쓰레기 더미다. 이곳 소각장의 소각 능력은 하루 200t. 그런데 매일 230t가량의 쓰레기가 들어온다. 하루 30t은 소각 못 해 야적한다. 이게 차곡차곡 쌓여 불이 나던 시점 4천t에 이르렀다. 이번 불로 2천t이 탔다. 소각능력이 쓰레기양을 감당 못 해 생긴 반복 화재란 얘기다. 구미시가 대형 소화기 비치, CCTV 설치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대증요법에 불과하다.

소각 능력이 부족하다면 다른 방도가 없다. 증설뿐이다. 구미시도 2027년 말 완공 목표로 증설 계획을 추진 중이다. 그때까지 반복되는 화재를 보고 있어야만 할까. 화재 예방은 물론 복잡한 행정 절차를 최소화함으로써 증설 절차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주민들의 '님비' 극복도 과제다. 소각장은 필요한데 내 집 앞엔 안 된다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 나에게도 유익하다는 생각으로 증설에 협조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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