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방소멸 위험 경북 북부권, 국가산단 유치로 도약해야

  • 김대진 경북도의원
  • |
  • 입력 2023-03-15  |  수정 2023-03-15 08:11  |  발행일 2023-03-15 제23면

[기고] 지방소멸 위험 경북 북부권, 국가산단 유치로 도약해야
김대진 (경북도의원)

적막에 잠겨 가는 지역들이 있다. 우리는 흔히 신문에서 경북의 '지방소멸 위험지수'라는 수치 혹은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자연 인구감소 현상으로 가늠하곤 한다. 하지만 신문 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활기로 가득 찼던 농촌이나 시장이 짙은 어스름에 잠식돼 있는 것을 마주하면서 지방소멸은 활자의 세계가 아닌 참담한 현실임을 이내 깨닫게 된다.

경북은 대한민국 근대화의 중심이었고, 산업화의 주역이었다. 화학·철강·전자 산업 등이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견인했다. 눈부신 빛이었던 만큼 그림자도 존재했다. 경부선을 중심으로 산업축이 발달한 탓에 사회가 점차 고도화하고 산업화가 거듭될수록 산업기반이 취약한 경북 북부권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고 기업과 사람이 점차 떠나갔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 희망의 빛은 더욱 강하게 보이지 않던가. 안동은 오랫동안 대마 생산의 주산지다. 안동에서는 오랜 시간 대마를 이용해 삼베를 짜왔는데, 근래 들어 대마의 CBD(칸나비디올)라는 성분이 통증 완화, 염증 감소, 뇌신경질환 치료제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역 특성을 활용한 대마산업의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다.

이에 2020년 안동을 포함한 8개 지역에 '경북산업용헴프규제자유특구'가 지정돼 2023년 현재 34개 기업과 기관이 '산업용 헴프 재배사업' '원료의약품 제조·수출 사업' 등 다양한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우리나라 전체가 수년간 힘들었던 상황에서 안동은 '글로벌 백신 성장 거점기지'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나갔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위탁 생산된 'AZ 백신'이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에서 2021년 8월부터 출하됐고, 지난해 9월에는 국산 1호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이 출하됐다.

그러나 안동을 포함한 경북 북부권에서 대마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산업 창출 및 전·후방 산업 육성, 비임상-임상-양산으로 이어지는 백신 전주기 지원 및 선순환 백신 생태계 구축 등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에 경북에서는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에 '안동 바이오 생명 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제안한 상태로, 이를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4천300억원, 고용효과는 약 1천3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예측됐다. 안동 국가산단 유치는 바이오·백신산업, 의료용 대마산업의 확대뿐 아니라 경북 도내 균형발전, 나아가 국토균형발전에 필수적인 관문이다.

산업집적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경북 북부권이 지방소멸이라는 풍파를 온몸으로 견뎌내야 할 시기에 국가산단의 성공적 유치는 이러한 지역에 방패막이자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돼 줄 것이다. 산업이 성장하고 일자리가 생기면 사람들은 떠나지 않는다. 짙은 어스름은 다시금 활기로 가득할 것이다.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해 당초 지난해 말 발표 예정이었던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북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국가산단 유치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김대진 (경북도의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