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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학 (영남대 교수) |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에서 2023년 2월14일을 기준으로 지구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418.36PPM이 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지구 대기의 조성은 중등학교 교육에서 질소가 약 78%, 산소가 약 21%, 아르곤이 약 1% 미만인 것으로 배우고 있다. 대기 중 산소 농도는 항상 21%를 유지하면서 생태계가 보존되고 있다. 70억 인구를 비롯한 동물과 미생물들은 쉼 없이 호흡하고, 우리는 매일 요리하고, 난방하고, 자동차를 타고, 전기를 생산하면서 산소를 소모하고 있다. 생명이 없는 철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물질도 산화되면서 산소를 소모하고 있다. 그 양만큼 바닷속 식물성 플랑크톤과 조류가 대기 중 산소의 약 75%를, 육상식물이 약 25%를 만들어 공급하고 있어 신기하게도 대기 중 산소의 농도는 21%로 유지되고 있다.
2억5천만년 전 고생대 페름기 말에 대기 중 산소 농도의 감소로 대 멸종사태가 있었다. 당시 급격한 화산활동으로 지구 온난화가 유발되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였고, 바닷물 순환이 느려져 영양물질 공급이 부족해졌고 그 결과 심해 식물성 플랑크톤과 조류의 폐사가 초래되었고 지구 대기는 산소 농도가 부족하게 되어 지구상의 약 96% 생물종이 멸종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사이언스지에 보고되었다. 지구 대기의 조성은 그만큼 중요하며 산소 농도가 0.5%만 줄어도 척추동물은 숨쉬기 힘들어진다고 한다.
대기 중 넷째로 많은 물질은 무엇인가? 바로 식물들의 영양성분이 되는 이산화탄소이다. 하지만 이산화탄소는 공교롭게도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물질이다. 산소를 소비하면서 생성되는 물질이다. 소모되는 산소만큼 이산화탄소가 생성되고 그것을 식물들이 먹고 광합성을 하여 산소를 다시 만들어 내는 선순환구조가 바로 이산화탄소의 Net-Zero 상태인 것이다. 식물이 소비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이 산소를 태워 이산화탄소를 만들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쌓이고 산소는 줄어들면서 지구는 더워지는 것이다. 우리는 이 넷째로 많은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가 0.03%라는 것을 중등교육에서 배웠다. 하지만 10여 년 전 이 농도가 0.04%가 되었고 급기야 현재 418.36PPM이 되었다. PPM은 백만분의 1(part per million)을 뜻하는 용어로 100분의 1(part per cent: 이하 줄여서 퍼센트)과 크기만 다른 같은 뜻을 지닌 용어이다. 즉 418.36PPM은 0.041836%인 것이다. 이산화탄소의 농도 증가에 따라 지구의 평균 온도는 1970년 이전에 비해 약 1.09℃ 높아졌고 그 결과 우리는 빙하감소, 해수면 상승 그리고 지금의 기후변화를 체험하고 있다. 1.5℃ 상승할 때 생태계 파괴 등 다양한 피해가 속출하고 2.0℃ 높아지면 심각한 재앙 수준의 피해가 예상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석탄을 대량으로 쓰기 시작한 산업혁명 이전에는 약 0.028%였고 0.035%까지는 안전한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10년 전,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0.039461%가 되었고 현재 0.041836%가 되었으며 만약 0.045%가 된다면 회복 불가능한 기후변화를 초래한다고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밝히고 있다. 이제는 70억 인구가 누구나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화석연료를 태워서 난방하고 전기를 만드는 일을 줄여나가면서 그 대신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줄이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때이다. 돌이킬 수 없는 비상 상태가 바로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정재학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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