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균사체 산업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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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13  |  수정 2023-03-13 07:01  |  발행일 2023-03-13 제25면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균사체 산업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균사체란 쉽게 말하면 버섯의 뿌리다. 우리는 흔히 버섯의 갓과 자루만 보고 버섯이라 일컫지만 그 밑에는 고목 같은 유기물에서 영양분을 섭취하는 솜털 모양의 가는 뿌리가 퍼져 있다. 이것이 균사체이며 우리가 보는 버섯은 균사체가 완전히 성숙했을 때 피워 올린 꽃과 같은 것이다.

인류가 균사체를 주목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지만 현재는 여러 기업이 경쟁적으로 균사체를 이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런던의 바이옴이라는 회사는 음식 쓰레기와 톱밥으로 균사체를 대량 배양한 뒤 건조·압축하여 단열 패널을 만들고 있다. 이런 제품은 부숴서 재가공할 수 있으며 원자재나 비료로도 쓸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마이코웍스는 균사체로 가죽을 생산하여 그것으로 모자·지갑·핸드백·과일그릇 등을 만든다. 제너럴모터스가 카 인터리어에도 이 가죽을 쓰려고 연구 중이다. 지금은 가격이 진짜 가죽만큼 비싸지만 대량생산하면 내려갈 것이며 마이코웍스는 올해 사우스캐롤라이나에 1억2천5백달러를 투자하여 필요한 시설을 갖출 것이라 한다.

식품 스타트업들은 균사체로 고기나 밀가루 대용품을 개발하고 있다. 닭고기·돼지고기·베이컨을 만들어 내어놓으니 채식주의자들이 크게 반긴다. 버거도 만들어 EU에서 판매 허가까지 얻었다. 균사체 산업은 2022년엔 630억달러 규모의 시장이었으나 2028년엔 900억달러로 늘 것이며, 특히 미국,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한국, 에스토니아, 호주 등에서 그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방수물질로 봉해두지 않으면 스펀지처럼 물을 흡수하는 것, 아직은 정확히 그 수명을 모르는 것 등 께름칙한 데가 있다.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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