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구미에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 구축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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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15 17:33  |  수정 2023-03-15 17:36  |  발행일 2023-03-16 제4면
삼성SDI, 구미사업장 첨단 소재 특화 생산거점 육성
구미경제계 "지역경제 활성화, 협력업체 기대"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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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일 구미전자공고 교장(이준우) 및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일 경북 구미를 방문한 후 삼성의 대규모 투자를 바랐던 시민들의 기대(영남일보 3월8일자 1·3면 보도)가 현실화되어가고 있다. 삼성은 구미를 비롯해 충청·경상·호남지역 8개 사업장에 향후 10년간 60조1천억 원을 투자한다. 투자지역 8곳 가운데 사업장이 2개인 지역은 구미가 유일함에 따라 수조 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미지역 경제계는 삼성의 이번 투자가 지역경제 재도약의 신호탄이 되길 바라고 있다.


◆삼성, 구미 대규모 투자
삼성의 투자 계획에 따라 대구·경북은 구미를 중심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반도체·OLED 첨단소재 관련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S23·폴더블폰 등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연간 1천600만대 생산 중인 구미사업장을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로 구축할 계획이다.


마더 팩토리는 첨단 생산 기술과 핵심 공정을 선제적으로 개발·적용한 '글로벌 표준 공장'으로, 삼성전자는 구미에서 개발한 첨단 생산 기술을 베트남·인도·브라질 등 삼성의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 공장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지난해 22%의 점유율로 12년 연속 세계시장 1위를 달린 삼성 스마트폰의 글로벌 핵심 경쟁력이 구미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경북대 등 지역 대학들과 계약학과를 운영해 지역 IT 인재 양성을 지원하며 지역 내 고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구미사업장을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첨단 소재 특화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세계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 TV 사업의 핵심 기술인 QD(퀀텀닷) 소재도 구미공장에서 지속적으로 생산한다. 삼성SDI는 TV·반도체·스마트폰·디스플레이 생산에 사용되는 전자 소재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세대 에너지용 첨단 소재까지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추가 투자를 하기로 했다.


◆구미 경제계, 삼성 낙수효과 기대
구미 경제계는 삼성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구미에는 삼성전자·삼성SDI·삼성 메디슨 등 삼성 계열사 3곳이 있다. 1차 협력사를 비롯해 2·3차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수백 곳의 협력업체가 있으며, 종사자 수도 수만 명에 달한다. 특히 삼성전자가 구미사업장을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로 구축할 계획인 만큼 생산 물량 확대도 예상된다.


구미산단 제조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수년 전부터 해외 생산을 늘리면서 구미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에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만큼 협력업체들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미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액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만큼 정치권과 경제계 등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구미산단의 한 기업체 대표는 "삼성이 구미사업장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면 관련 업체들이 일감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구미시와 정치·경제계가 적극적으로 나서 삼성의 투자를 이끌어 내달라"고 촉구했다.


◆'지역'을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삼성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삼성의 미래 생존과 대한민국 지역의 글로벌 도약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염두에 둔 투자로 해석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지역 풀뿌리 기업과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 산업을 진흥함으로써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 하기 위한 것이다. 투자 대상은 반도체 패키지·최첨단 디스플레이·차세대 배터리·스마트폰·전기부품·소재 등 삼성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수출 산업으로, 대한민국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미래 산업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삼성은 각 분야의 글로벌 초격차를 유지·확대하고, 충청·경상·호남 등 지역은 첨단 수출 산업이자 미래 산업의 '글로벌 생산거점'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다양한 지역별 특화 산업의 '글로벌 생산 거점' 도약을 통해 궁극적으로 '제조강국 대한민국'에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60조1천억원 투자계획은 '지역, 협력회사, 중소기업'과 함께 글로벌 도약을 이루기 위한 삼성의 '10년 청사진'이 구체화된 것"이라며 "특히 '인재와 기술, 새로운 투자'를 새롭게 지역으로 이끌어 내는 마중물 역할을 할 전망이며, 선진국에 진입한 대한민국이 '지역의 도약'이라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갖춰 한 단계 더 높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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