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KY'도 고소득층 자녀가 주류…교육 사다리 복원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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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20  |  수정 2023-03-20 06:56  |  발행일 2023-03-20 제27면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 자녀 대학입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세간의 짐작은 사실이었다. 국민의힘 김병욱(포항남구-울릉) 의원이 최근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 신입생 가운데 월소득 1천462만원 이상(9~10구간)인 가정의 학생 비율은 급증한 반면 기초수급자·차상위(1~2구간) 등 저소득층 학생 비율은 감소했다. 2021년도 기준 이들 대학 신입생 장학금 신청자의 절반가량이 9~10구간 학생인 것이다. 대한민국 계층 이동의 매개체로 인식돼 온 '교육 사다리'가 부러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금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 학업 성취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다름 아닌 사교육이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액은 25조9천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월소득 8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이 200만원 미만 가구의 5배에 이른다. 공교육이 제구실을 못하는 가운데 사교육만 팽창하면 학부모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특히 자녀를 학원에 보내고 싶어도 못하는 저소득 가구의 부모와 그 자녀는 열패감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의 지속적 감소세로 학교 대면수업이 본격 진행 중인 만큼 공교육이 정신을 차리고 정상 궤도에 올라야 할 때다. 현실적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사교육 못지않은 내실을 기할 수 있도록 교육당국과 교사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요구된다. 특히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특화된 교육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학부모 빈부 격차로 인한 교육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여나갈 수 있다. 태생적·구조적 교육 격차는 대한민국의 '위기 경고등'이다. 해소하지 못하면 어두운 미래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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