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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이 지난해 9월 경북 영양군 영양읍 AWP영양풍력발전단지 예정지 현지 조사에서 천연기념물인 붉은 박쥐를 발견했다. 국립생태원 제공 |
경북 '영양풍력발전단지' 조성 예정지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붉은박쥐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해 3월 실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는 붉은박쥐 서식 여부가 누락돼 추가 조사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21일 국립생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9월 영양군 영양읍 무창리 산1번지 인근에 대한 생태·자연도 등급 재평가를 위한 현지조사 과정에서 붉은박쥐를 발견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 현지 조사는 AWP 풍력발전단지 사업자의 요청으로 진행됐다. 사업자는 이 일대가 식생 보전 가치가 미흡하고 멸종위기종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영양군에 생태·자연도 등급 수정·보완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멸종위기종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의신청 이유와 달리, 지난해 8월 국립생태원의 1차 현지조사에선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삵과 하늘다람쥐가 확인된 데 이어, 9월13~15일 2차 현지조사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붉은박쥐까지 확인됐다.
천연기념물 제452호로 지정된 붉은박쥐는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관심 대상이다. 현재 충청도, 전라도, 경상북도, 제주도에 약 500개체 가량의 서식이 확인되고 있는데, 영양군에서 붉은박쥐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붉은박쥐의 서식에 가장 큰 위협요인은 산림과 동굴 훼손이다. 생태원에 따르면 최근 산림개발과 도로 건설로 인한 자연 동굴 및 폐광파괴, 입구 폐쇄 등으로 인한 서식지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캐나다 캘거리대학 연구에 따르면 풍력발전기 회전날개 인근에는 높은 음압이 발생해, 이 압력차를 모르고 접근하는 박쥐의 폐가 터져 죽는 등 풍력발전기가 박쥐 서식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 확인된 바 있다.
이 의원은 "영양풍력발전단지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는 붉은박쥐 서식 여부가 누락돼 있는 만큼 오는 4월 중순 AWP풍력발전 공동조사단의 현지 조사에서 추가 조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