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라도 너무 오르는 외식 물가, 두고만 볼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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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28  |  수정 2023-03-28 06:55  |  발행일 2023-03-28 제23면

외식 물가의 오름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비빔밥과 갈비탕 등 웬만한 대중 음식 가격이 이미 1만원을 훌쩍 넘었다. 서민들의 대표 음식인 자장면과 김밥, 칼국수 가격도 크게 올라 직장인들이 한 끼 해결에 부담을 느낄 정도가 됐다. 이는 최근 발표된 여러 조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년 대비 외식물가 상승률은 1월 7.7%에 이어 2월 7.5%를 기록했다. 1월과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각 5.2%, 4.8%를 크게 웃돌고 있다. 30년 만에 외식물가 최고치를 찍은 작년 9월 상승률 9%에 비해 다소 진정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주요 식재료 원가가 올라 외식 가격 상승 또한 불가피하지만, 오름폭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뛰어넘었다. 앞으로도 상승률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점이 더 문제다. 정부가 주요 공공요금인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안을 이번 주 동시에 발표할 예정이다. 인상 폭에 따라 또 한 번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외식 등 생활물가가 상승하면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다. 경기회복에도 치명적이다. 그런데도 당국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게 아닌가. 미국은 이달 기준금리를 또 올렸다. 은행 파산 등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물가 제어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우리와 20년 만에 최대 격차인 1.5%포인트로 벌어졌다. 이것이 환율 불안을 야기하면 물가 잡기가 더 어려워진다.

경제 주체들이 인상 폭을 최소화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서민경제가 무너지면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외식 가격의 도미노 상승을 막고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의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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