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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조수진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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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왼쪽)과 태영호 최고위원(오른쪽)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수진 최고위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봉숭아학당이 따로 없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설화'에 휩싸이면서 희화화되고 있다.
가뜩이나 지지율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도부가 잇따라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하는 모습이다. 내년 총선에 대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비우기' 캠페인을 제안했다고 당 안팎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조 최고위원은 5일 KBS 라디오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다른 방안을 묻는 질문에 "지금 남아도는 쌀 문제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 아니냐"며 "그렇다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우리가 논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분들 같은 경우는 다이어트를 위해서도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 다른 식품과 비교해서는 오히려 칼로리가 낮지 않나"라고도 했다.
'밥 한 공기 비우기'는 웃음거리가 됐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SNS를 통해 "(밥 그릇을) 다 비우냐, 마느냐는 쌀 소비량에 큰 차이가 없을 거다"라며 "어차피 제육볶음에 밥 한 공기 나오면 먹든 남기든 소비는 다 된다. 실효적이려면 '밥 많이 퍼담기' 또는 '두 공기 먹기' 운동이 돼야 최소한 논리적이다"라고 조롱했다. 또 "이걸 가지고 대안 경쟁을 할 수 있겠나"라며 "갈수록 태산이다. 편도(편의점 도시락) 박람회부터 해서 점입가경이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먹방으로 정치할 거면 그냥 쯔양(먹방 유튜버)이 당 대표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라고 비꼬았다.
야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국민의힘은 '먹방의힘'으로 당명을 변경하는 것이 낫겠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밥 한 공기' 논란이 커지자 "그게 무슨 대책이 되겠느냐"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고'의 연속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광훈 목사 관련 실언으로 비난을 샀고, 결국 당분간 공개활동을 중단키로 했다. 태영호 최고위원도 '제주4·3'과 관련해 논란을 일으켰다.
'김기현호(號)'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대한 위기감도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새 지도부가 출범 한달도 되지 않아 각종 논란을 일으키면서 당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차라리가만히 있는 편이 낫겠다"라며 "내년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라고 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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