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상권 다변화 시대] 젊은이 대신 중년층이 찾는 봉리단길

  • 최시웅,이남영,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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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7  |  수정 2023-04-17 09:05  |  발행일 2023-04-17 제1면
전국 리단길 명명 골목상권 53곳 중 대구 1곳

봉리단길 해시태그 게시물 27만7천건

공시지가 급상승은 아파트 들어서는 2020년부터

'리단길'이란 말은 뜨는 상권이나 젊은 감성의 카페 거리를 뜻한다. 2009년 서울 이태원동 옛 육군중앙경리단 이름에서 유래됐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 전국에 '리단길'이 붙은 골목상권은 무려 53곳이다. 이중 대구에선 봉리단길 1곳이 유일하다. 


대구 봉리단길은 대체로 '대봉우체국 대로변~김광석 길'까지를 말한다. 중심은 대봉우체국 양 옆 600m 남짓한 골목이다. 2014년 이후 전국에서 리단길이 우후죽순 생기던 무렵 봉리단길 역시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리단길은 이름만 공유한다고 해서 경리단길과 닮진 않았다. 지자체 등지에서 일종의 '유행'처럼 벤치마킹을 많이 한 탓에 아류작도 속속 등장해서다. '리단길 열풍'은 2018년을 기점으로 쇠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봉리단길 역시 '청춘'의 열기는 식었다. 20~30대보단 40~50대들이 많이 찾고 있는 추세다. 실제 골목엔 자신만의 고유한 패션과 음악문화를 좇는 이른바 '힙스터(hipster)족' 청년보다는 회식차 들른 직장인이나 중년층이 더 많다.


이는 온라인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16일 인스타그램에서 '봉리단길'이라는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물은 27만8천건이다. 불과 몇년 새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교동(49만9천건)'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봉리단길 카페는 6만3천건, 봉리단길 맛집은 4만5천건에 그쳤다.
반면 핫플 여파로 봉리단길의 땅값은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서 봉리단길 가게 14곳의 공시지가를 조회한 결과, 땅값 상승세는 최근 3년새 두드러졌다. 2011년까지 이들 가게의 공시지가는 3.3㎡당 130만~160만원대였지만, 2020년엔 200만~280만원대까지 뛰어올랐다. 지난해에는 250만~360만원대로 형성됐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봉리단길이 한창 인기를 끌던 때 200만원 하던 월세가 400만~500만원까지 치솟았는데, 열기가 사그라든 이후에도 그때 임대료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세탁소나 분식집 같이 주민에게 필요한 가게는 월세조차 충당하기가 버겁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중심엔 프랜차이즈들이 차지한 탓에 특색은 잃고 있지만 아직 골목 양 끝엔 재밌는 가게들이 남아있어 젊은층도 꾸준히 찾는다"고 전했다. 

 

손선우·최시웅·이남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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