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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 전 청와대 행정관 |
내년 4·10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총선은 향후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결정하고, 대한민국 정치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중대 선거(critical election)'이다. 정치 지형의 변화는 물론이고 국민의 삶과 사회 전반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인공지능 챗GPT에게 내년 총선 전망을 물어보았다. 선거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선거는 너무 많은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과거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AI)이 미래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럴 때는 오히려 인간의 직관적 통찰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내년 총선의 승부를 결정할 제일의 변수는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이다. 정부 출범 만 2년 만에 치르는 이번 총선은 정권심판(중간평가)의 성격이 강하다. 거대 야당의 반대로 일을 할 수 없었다는 야당심판론(국정안정론)은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정권심판론이 앞서고 있다. 대통령의 지지도는 인사와 정책, 국정운영 과제와 방식에 대한 국민의 총체적인 평가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도는 작년 지방선거 때 정점을 찍고 현재 30% 초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과거 총선 데이터를 보면 대통령의 지지도는 총선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승리를 거둔 21대 총선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는 60% 초반, 18대 총선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50%대를 유지했다. 여야가 비슷한 결과를 거둔 15대, 16대, 20대 총선 당시 대통령 지지도는 평균 40%대를 유지했다. 시간이 남았지만 윤 대통령의 현재 지지도로는 총선을 돌파하기 쉽지 않다. 지지 기반 확대를 위한 국정운영의 대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둘째 변수는 인적 쇄신이다. 선거는 결국 국민을 대표할 인물을 뽑는 것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유권자들이 선호하는 인물을 공천하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현역 의원의 재공천 지지는 20%대, 교체는 50%에 이른다. 과거 총선 공천 때 여야 공히 현역 교체 비율이 30%를 넘었다. 20대 국회 초선 의원은 132명, 21대에는 과반이 넘는 156명에 이르렀다. 교체도 중요하지만 어떤 인물을 공천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여야 간에 무능 부패한 기득권 인물을 교체하고, 젊은 세대를 더 많이 영입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특히 중도 성향의 스윙 보터로 부각된 2030세대의 신뢰를 받을 인물들의 영입이 중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정책과 공약이다. 흔히 총선은 과거 심판 성격의 회고적 투표(retrospective voting) 성향, 대선은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전망적 투표(prospective voting)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 하지만 유권자의 입장에선 현안의 문제를 해결할 정당과 후보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국민과 미래를 위한 노동·교육·연금 개혁의 성공 여부, 글로벌 경제 위기와 남북한 안보 위기의 안정적 관리, 미국·중국·일본과의 국익 외교 전략 등 거시 대책이 중요하다. 서민 경제 대책, 청년 일자리 공약, 지역 발전 공약도 주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다만 포퓰리즘 공약은 철저하게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오늘부터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전원위원회가 열린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인 제도가 도출되길 바라면서 내년 총선이 새로운 정치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 전 청와대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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