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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구미국가산업단지 확장단지 근린 9호 공원 내에서 열린 구미시육아종합지원센터 개관식. |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알려진 경북 구미시의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는 가운데 출생아보다 사망자 수가 많은 인구 자연감소(데드크로스) 현상까지 나타나 도시 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구미시의 청년층(만 15~39세)은 2014년 6월 17만1천428명에서 지난해 말에는 13만6천563명으로, 9년간 3만4천865명이 줄었다. 청년 인구가 감소하면서 2014년 6월에 35.2세이던 구미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 40.47세까지 치솟아 불과 9년 만에 평균 연령이 무려 5.27세나 높아졌다.
구미시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의 주원인은 출생아 감소로 생후 12개월 미만(0세)의 신생아가 10년 새 절반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구미시 주민등록상 인구 통계에서 출생아 수는 2012년 5천386명에서 지난해 2천230명으로 59%나 감소했다.
구미시 인구는 2017년 42만1천799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8년 42만1천494명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9년에는 42만명 아래로 곤두박질했다. 지난해 말 인구는 40만8천110명이다. 이에 시는 올해를 인구 41만명 회복 원년으로 선언하고 인구 증가를 위한 파격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구 정책 3대 프로젝트
인생 이모작 지원 50+센터 등
14대 중점 분야 1300억 투자
구미시는 14대 중점 분야에 1천300억원을 투자하는 ‘2023 구미시 인구정책 3대 프로젝트’ ‘미래사회 준비와 구미 재창조’를 인구정책 비전으로 제시했다. 올 초부터 가동에 들어간 3대 프로젝트는 △인구 감소세 완화와 V턴 반등에 필요한 도시 재창조 △생활인구 확대와 미래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할 미래사회 준비 △인구대응 혁신행정이다.
도시 재창조 프로젝트는 미래전략 산업 대응 청년 일자리 지원, 로컬 창작자 육성, 청년 월세 지원, 구미역사에 청년지원센터 구축 등 청년 중심 매력 도시 조성이 핵심이다. 여기에는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 확대, 구미형 365 우리 아이 돌봄 사업, 과학기술형 국제학교를 유치하는 아이 중심 인재도시 재창조도 들어있다.
미래사회 준비 프로젝트는 신중년의 일자리 창출로 노년기를 보장하는 능동적인 신중년시대 준비, 구미 50+센터 운영으로 인생 이모작 지원, 청년 농업인 정착지원과 기술 보급을 위한 귀농귀촌 지원센터 설치, 경북디지털혁신농업타운 조성 등이다.
인구대응 혁신행정 프로젝트는 구미 전입 시민에게 1년간 공영주차장 무료이용권 지급, 근로자 원룸·기숙사 원스톱 안내, 구미형 워케이션(일과 휴가 병행)으로 경제활력과 민생경제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청년 중심의 도시 재창조
과학 기술형 국제학교 유치 등
활력 있는 신농촌시대 프로젝트
시는 청년의 일자리와 활동기반 마련, 정책참여를 연계한 ‘청년 중심의 매력 도시 재창조’를 시작했다. 청년에게 미래전략산업 대응 청년 일자리 지원, 청년 도전 지원, 캠퍼스 혁신 파크 조성 등으로 학·취·창업을 연계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 청년 월세 지원, 청년 전세 보증금 대출이자 지원 등으로 청년 자립 정착을 이끌고 구미역사 내 청년지원센터 구축에도 나선다.
구미의 숙원사업인 명문 학교 육성, 교육 혁신 인프라 구축을 위한 초·중·고교 특화정책과 교육자유특구를 활용한 과학 기술형 국제학교 유치도 추진한다.
청년층 중심의 ‘활력있는 신농촌시대’ 프로젝트도 시작한다. 젊고 유능한 인재의 농업 분야 진출을 촉진하고 부농을 꿈꾸는 청년을 위한 청년 농업인 영농 정착지원과 기술 보급, 취농 인턴제, 귀농귀촌 지원센터 설치 등으로 귀농과 귀촌 기반을 마련한다.
SE7EN-UP 청년 정책 가동
인구청년과 신설…141억 투입
학업 마친 후 정착 전방위 지원
구미에서 태어나 학업을 마친 청년이 고향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2023 구미시 SE7EN-UP 청년정책' 도 가동 중이다. 올해를 '구미 재창조 청년도약의 원년'으로 정해 인구청년과를 신설한 구미시는 141억원을 들여 청년 정책 3대 분야, 7개 과제, 48개 신규사업을 추진한다. 3대 과제는 △생활 인프라 지원(취업·창업·학업) △활동 인프라 강화(Cheer Up· Build Up·Whats Up) △청년 협업(정책 참여)이다.
3대 과제의 취업 분야는 13개 사업에 32억원을 들여 청년 취업을 지원한다. 창업 분야는 17개 사업에 12억원, 학업 분야는 8개 사업에 12억원을 투입한다.
Cheer Up(치어 업:문화·여가·건강)분야는 7개 사업에 8억원을 지원해 청년 문화예술 활동과 심리·정서적 안정, 삶의 질 개선을 돕는다. Build Up(빌드 업:주거·금융)은 14개 사업에 24억원, Whats Up(왓츠 업:청년공간·공동체)은 6개 사업에 53억원으로 청년공동체 활동을 지원한다.
아이는 행복하고 걱정 없는 보육
구심점 '육아종합지원센터' 개관
구미형 365 우리아이케어도 구축
구미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또 다른 인구 늘리기 정책 방향은 ‘아이는 행복하고 부모는 걱정 없는 보육’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일 육아지원 거점기관과 안심 보육의 구심점 역할을 맡을 구미시육아종합지원센터를 개관했다. 종합지원센터는 구미국가산업단지 확장단지 근린 9호 공원(우항공원)에 연면적 1천674㎡ 규모의 지상 3층으로 건립됐다. 이곳에 장난감도서관, 시간제보육실, 마음상담실, 정보나눔공간, 유아·영아 체험 놀이실 등을 조성했다.
현재 19곳에서 운영하는 야간 연장 보육시설을 2배 이상 늘리고, 365 돌봄어린이집, 아픈아이돌봄센터 확대로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우는 ‘구미형 365 우리아이케어’도 구축한다.
시는 아이를 출산하는 공무원에게 파격적인 인사 우대는 물론 자녀 양육정책을 도입했다. 우선 자녀 출산 공무원은 근무성적 평정에 가점을 주고, 다자녀(3자녀 이상) 양육 직원은 승진 우대 혜택을 준다. 미취학 자녀를 둔 공무원에게는 자녀 돌봄 보육 휴가를 주고 만 2세 미만 자녀에게 적용하던 보육휴가(3일)는 만 7세로 확대했다.
매년 증가하는 난임 공무원의 경제 부담 해소를 위해 난임 진단 즉시 복지포인트(50만원)를 추가 지급한다. 셋째 이상 자녀 출산에만 적용하던 복지포인트를 첫째 자녀로 확대했다. 둘째 자녀 이상 양육 직원에게는 가족 친화 문화체험 활동비(20만원)를 우선 지원한다.
구체적 성과 나타나
공직자 전입 유도·주소 갖기 등 효과
1분기 인구감소율 도내 市 중 둘째 낮아
차별화된 구미시의 인구정책으로 인구감소율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한 올해 1분기 인구 감소율은 0.26%로 지난해 1분기 인구 감소율 0.53%보다 절반 이상 개선됐다. 이는 경북 10개 시에서 둘째로 낮은 인구 감소율이다. 공직자와 산하 기관·단체 임직원 전입 유도, 기업체 대상의 부서 전담·책임관 운영, 입학생 대상의 주소 갖기 홍보 캠페인과 현장 민원실 운영 정책 등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꾸준한 인구 감소세를 증가세로 바꿀 추가 시책을 발굴해 41만 인구 회복의 원년으로 만들 것"이라며 "아이, 부모, 어르신 모두가 행복한 미래형 도시건설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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