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네이버의 가치 경영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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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3 06:48  |  수정 2023-04-13 06:47  |  발행일 2023-04-13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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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문 편집국 부국장

언론에서 네이버는 절대 강자다. 언론사들이 자사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지만 포털 이용자들이 언론사 홈페이지에 직접 접속하기보다는 포털을 통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사들이 네이버(카카오 포함)와 뉴스 제휴를 맺고자 하는 근본적이 이유다. 뉴스제휴 등급 가운데 가장 높은 단계인 콘텐츠제휴사에 선정되면 광고수익도 배분받을 수 있어 언론사로서는 네이버 제휴사 선정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나 지방 언론사로서는 그 절실함이 더하다. IMF 이후 대기업 광고가 하나둘 사라지고, 지역기업들이 무너지면서 지방 언론사는 경영상 매우 취약한 구조에 놓여있다. 우리나라처럼 수도권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는 현실에서 지방언론은 위기감이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뉴스 유통구조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온 포털도 결과적으로 수도권지, 인터넷언론사, 전문언론사들에 혜택이 돌아가고 지방지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 네이버에서 콘텐츠제휴로 광고수익을 배분받는 지방언론은 손꼽을 정도다. 그것도 2021년 지역언론사만을 대상으로 한 특별 심사를 통해 8개 언론사와 지난해 1개 언론사가 콘텐츠제휴사 지위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불과 3개 지방 언론사만이 콘텐츠제휴사의 지위를 누렸다. 절대 다수의 지방언론이 네이버 콘텐츠제휴사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2015년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를 설립한 뒤 뉴스제휴사 선정 심사를 하고 있다. 나름의 객관적인 과정과 절차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한다고 하고 있지만 지방언론에서 보면 불공정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통상 1년에 두 번 정기적으로 뉴스제휴사 선정 심사를 하고 있는데 지방 언론사가 선정된 경우는 한 번도 없다. 지역 특별심사가 아닌 정기 심사에서 지방언론이 하나도 선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아무리 합리적으로 이해하려고 해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지방언론사들은 현실적으로 네이버 입점이 가져올 기대효과 때문에 불만이 있어도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고 있다. 혹시 다음에 있을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제평위원들이 심사한 결과를 존중해야 하고 부당하게 개입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나름의 기준과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인정한다. 하지만 전문성이 부족한 심사위원 위촉과 심사과정의 불투명성, 특히 지방언론에 대한 이해 부족과 그릇된 인식은 향후 제평위 구성과 심사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고민의 일단인지는 몰라도 네이버·카카오 제평위가 개편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들린다. 아직 구체적인 모습을 알 수 없으나 개편 움직임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앞서 제기한 본질적인 문제를 극복하려는 의지나 제도보완이 없이는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우려가 많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방언론사들의 뉴스콘텐츠 제휴를 늘리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뤄져 지방언론에도 숨통을 틔워 주기를 바란다.

우리나라는 사회 모든 분야에 수도권 집중과 지방 홀대를 넘어 이제는 지방 무시·비하가 도를 넘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네이버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미래, 가치 경영의 차원에서 지방언론에 대한 관심도 반영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박종문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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