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자장면 100원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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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7  |  수정 2023-04-17 06:59  |  발행일 2023-04-17 제27면

자장면은 19세기 말 인천항으로 입국한 산둥반도 중국인 노동자들이 고국의 음식인 작장면(炸醬麵)을 만들어 먹던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이후 60년이 지날 무렵에는 한국식 춘장이 개발되면서 한국 자장면으로 발전했다. 1970년대 산업화 시대가 시작되면서 짧은 조리 시간과 배달이 간편하다는 장점으로 자장면 전성시대가 열려 서민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4일은 애인이 없는 사람들이 몰려다니면서 자장면이나 아메리카노 커피와 같은 검은색 음식을 즐기며 서로를 위로하는 날이라는 블랙 데이였다. 자장면에는 학창 시절의 기쁨과 슬픔의 추억이 들어있고, 누군가에게는 배고픔을 달래주는 간단한 음식이라는 위로가 들어있다. 그러나 요즘은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서민 음식은 옛말이 됐다. 한 가격 전문조사기관이 블랙 데이를 앞두고 자장면 가격을 조사한 결과 1970년 100원에서 올해는 평균 6천361원으로 올라 63.61배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2013년) 4천345원과 비교하면 32%, 5년 전(2018년) 5천11원과 비교해도 11.3% 올랐다. 1천원을 추가해 먹던 곱빼기 가격도 2천원으로 오르는 추세다. 조사기관이 자장면 가격 상승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주재료 8개 품목이 5년간 평균 55.3% 상승한 영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자장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밀가루·식용유·양파 가격은 5년 전보다 46.9%·33.2%·166.7%나 각각 상승했다. 보통 사람의 음식이라고 자부하던 자장면과 함께 김밥, 라면, 떡볶이 가격도 줄줄이 올라 서민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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