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매원마을, 국가등록문화재 등록된다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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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6 11:02  |  수정 2023-04-16 11:02  |  발행일 2023-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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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매원마을 전경. <칠곡군 제공>

조선시대 영남 3대 반촌(班村) 중 하나로 꼽혔던 칠곡 매원마을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지난 13일 칠곡 왜관읍 소재 매원마을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밝혔다. 매원마을은 17세기 광주이씨 석담 이윤우(1569~1634)가 아들 이도장을 데리고 함께 이사 온 후, 이도장의 차남 이원록이 뿌리를 내려 그 후손들이 지금까지 살고 있는 영남지방의 대표적인 동족마을(혈연관계가 있는 동성들이 모여서 이룬 마을) 중 한 곳이다.

마을은 주변 자연지세에 순응해 기본적으로 동서 방향을 축으로 형성돼 있으며 가운데 '중매'를 중심으로 동쪽의 '상매'와 서쪽의 '하매'로 영역이 구분돼 있다. 이는 동족 구성원들이 분파돼 나아가는 시간·공간적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마을 곳곳에는 다양한 민속적 요소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소나무 밭'(동솔밭)은 마을 서쪽 경계의 지형을 보강하기 위한 비보수(裨補樹)로, 풍수지리적으로 이상적인 주거지를 만들기 위한 전통적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비보수란 길지 중에서 기가 좀 부족한 곳에 나무를 한 그루 또는 여러 그루 심어 숲을 만들거나 한 줄 또는 여러 줄을 줄지어 심어 조성한 숲을 뜻한다.

또 오늘날에도 마을을 지켜주는 신에게 지내는 제사인 동제(洞祭)를 통해 마을의 전통을 계승해 오는 등 지난 400여 년 간의 역사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마을 내 무덤이나 사당 옆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은 재실(齋室)이 세워졌지만 근대기와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주거의 기능으로 용도가 바뀌는 등 유교적 질서체계가 시대적 상황에 순응하며 변모해 가는 양상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칠곡 매원마을은 근현대기를 지나오면서 마을 영역의 확장과 생활방식 등의 변화 속에서 다른 영남지방의 동족마을과 구별되는 시대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며 "특히 가옥·재실, 서당, 마을 옛길, 문중 소유의 문전옥답(문 앞의 비옥한 논), 옛 터 등 역사성과 시대성을 담고 있는 민속적 요소들이 국가등록문화재로서의 등록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칠곡 매원마을에 대해 30일간의 예고기간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등록할 예정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매원마을이 국가등록 민속마을로 등록되는 것은 전국 최초의 사례로 안동 하회, 경주 양동과 함께 400여 년간 이어져온 영남 3대 반촌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 매원마을에 대한 체계적인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여 문화재 보존관리와 활용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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