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지대] 대구YWCA 창립 100주년을 되새기며

  • 최윤정 대구YW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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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7  |  수정 2023-04-17 07:03  |  발행일 2023-04-17 제25면

[단상지대] 대구YWCA 창립 100주년을 되새기며
최윤정 (대구YWCA 사무총장)

2023년 4월21일은 대구YWCA가 창설된 지 100년이 되는 날이다. YWCA는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의 글로벌 네트워크이다. 1922년, 조선여자기독교청년회가 창립되고 광주, 서울에 이어 이듬해 대구에도 조직되었는데 그 출발은 선교사들이 세운 신명여학교(지금의 신명고)였다. 대구YWCA는 김활란, 황애덕(소설 '상록수'의 실제 인물인 최용신의 스승)에 의해 창설되었는데 3·8 만세운동에 가담하였던 여성들이 초기 YWCA 지도자가 되어 부녀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을 통해 계몽운동을 펼쳤다. 임성례 초대회장을 비롯해 많은 여성 지도자들이 신명여학교 출신인 점은 교육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이후 대구YWCA의 활동을 보면 Y운동은 지도력을 키우는 운동임을 알 수 있다. 1950~60년대에 경북대(1953), 경북대 의과대학(1954), 효성여대(1967), 영남대(1969), 계명대(1969)에서 조직되어 국제적 교류를 통해 기독학생으로서의 책임과 사명을 모색하며 사회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이와 별도로 '청년 Y'(1968), '주부클럽'(1974)도 발족되면서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매진하였다. 청소년 조직인 'Y틴'은 학교 동아리활동을 통해 1960년대부터 하계농촌봉사활동, 고아원 봉사활동, 성가경연대회, 학생보호운동세미나, 인성계발캠프 등 학업과 사회봉사활동을 병행하였는데 이후 청소년 공부방(1990), 청소년수련실(1993),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1995), 청소년쉼터(1999), 청소년지원센터(2015), 양육시설퇴소청년의 자립을 지원하는 자립통합지원센터(2017), 우리마을교육나눔지원기관(2022) 등을 운영하는 동력이 되었다.

Y운동은 돌봄의 역사이기도 하다. 여성도배공 훈련(1978), 피부미용사, 파출부, 간병사, 요리사, 탁아모, 독서지도사 등 직종 개발에 힘써 온 저력은 현재까지 신중년여성의 직업훈련, 고부가가치산업인 IT와 연계한 여성청년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여성인력개발센터를 운영하며 여성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또한 Y운동은 삶과 직결되는 실천적 정의운동이다. 소비자보호센터(1973)를 설치하고 의류와 식품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소비자 시민교육을 비롯해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아나바다' 운동 역시 코끼리복덕방(1972)으로 시작하여 '바른 삶 실천운동'(1990)으로 확산되었으며 대구사랑나눔장터로 이어지다가 현재는 카부츠데이로 시민에게 각인되었다. 이와 함께 무료 결혼식(1981)부터 수돗물 페놀사태(1991), 낙동강 오염현장 대응(1995), 탈핵과 에너지운동(2012), 기후위기 대응, EM 보급, 사회적 경제 민들레가게 운영(2011)까지 시민의 삶이 바로 Y운동의 현장이 되었다.

Y운동은 또한 평화운동이다. 북한이탈주민상담센터(2000)와 평화지기활동, 분유 보내기, 결혼이민여성 정착지원(2008), 10년째 전문의료인이 봉사하는 착한 치과(2013),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지원하는 활동(2020)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 대구YWCA는 창립 100년을 맞아 정의, 평화, 생명세상을 이루기 위해 여성과 함께 변화를 향해 정진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기독여성시민단체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며 지역사회와 연대하면서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성장하며 지도력 양성을 통해 여성이 보다 주도적으로 자신과 이웃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개인 영성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며 지역사회 안에서 공동체성을 이끌어 내는 활동에 주력해 나가길 기대한다.

최윤정 (대구YW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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