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각각(時時刻刻)] 재난 예방 기술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 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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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8 06:59  |  수정 2023-04-18 07:01  |  발행일 2023-04-18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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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와 우리를 힘들게 하는 재난이 있다. 황사와 산불이다.

산불의 경우 기상이변으로 더욱 빈번히 발생하고 재난 규모 또한 커져 피해가 확대되는 추세여서 이에 대한 예방 및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11일 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로 축구장 면적 530배에 이르는 산림이 소실되었으며, 이에 앞서 지난 2~4일엔 충남 홍성·금산, 전남 함평·순천, 경북 영주 등 전국 각지에서 53건의 산불이 발생해 축구장 4천329개 규모 산림이 재로 변했다. 지난해 산불 피해 규모는 공익적 가치 8천374억원, 복구 비용 2천578억원, 입목피해 2천30억원, 진화 비용 467억원 등 총 1조3천452억원으로 추산되었는데, 산불은 한 번 발생하게 되면 막대한 자연과 재산 피해가 발생해 골든타임 내 신속한 초동 조치가 관건이다.

산림청에서는 2023년 전국 산불방지 종합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인데, 종합대책에는 정보 통신 기술(ICT)을 활용한 산불 감시를 비롯해 에너지 시설·문화재 등 국가중요시설 보호, 동해안 지역 등 대형 산불 취약 지역에 대한 진화 역량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주요 골자는 산불 감지 센서나 인공지능(AI) 학습과 연계되는 지능형 CCTV를 이용해 24시간 연기·불꽃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것과 동해안 지역 대형산불 대응을 위해 경북 울진에 국립 동해안산불방지센터를 신설하는 것 등이다. 민간에서도 드론 촬영 영상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나, 다채널 CCTV 영상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불꽃이 아닌 연기를 감지하여 화재 진화 초기 대응을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들이 개발되어 있다.

산불로 인한 피해는 재산적 피해 규모도 문제이지만, 원상회복까지 수십 년의 시간이 걸리고 산림의 훼손으로 인한 기후 변화로 또 다른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이다. 따라서 사회 전체적으로 더욱 많은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하여 산불을 예방하고 초기 대응을 할 수 있는 보다 완벽한 체계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산불 예방 및 관리를 위한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재난관리 기술 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여야 하며, 민간에서 개발한 재난 관리 기술이 새로운 관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민관 협력을 통하여 실생활에 적용,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기업인의 입장으로서 민간 재난관리에 도움이 될 만한 기술이 많이 산재해 있는데 이들 기술이 흩어져 있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에서처럼 흩어져 있는 재난관리 기술은 꿰어야 보배가 되는 것이며 이러한 기술을 발굴하고 꿰어야 하는 역할은 정부와 지자체가 담당해야 할 것이다.

여름이 되면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 침수로 인하여 우리 사회가 떠들썩해질 것이 명확하다. 기후 변화로 인하여 홍수의 발생 빈도나 피해 규모는 작년보다 더 커질 것도 자명하다. 올봄 산불관리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올여름 홍수와 침수만큼은 민간의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반 재난 기술을 활용한 정부와 지자체의 선제적 대응으로 효과적으로 예방되고 관리되었으면 한다.
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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