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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학 영남대 교수 |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인 통치자이자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를 견인하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2022년 11월17일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국을 국빈으로 방문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부총리 시절인 2019년 6월26일에 우리나라를 처음으로 방문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양국 경제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적 있다. 이번 방한의 목적은 그 구체적인 사업안에 대한 협력을 위한 것이었다. 가장 중요한 협의 내용은 석유 중심의 사우디아라비아 경제의 대전환에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700조원 이상 규모의 수소,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자신의 스마트 신도시 사업인 "네옴시티" 사업에 IT 강국인 우리나라의 우수 기술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비롯한 IT, 통신, 도시설계, 토목 및 건축 기술이 참여하게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아람코는 이미 S-Oil을 인수하였고 그 기술을 바탕으로 석유화학 잔사유 고도화 등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여기에 고부가가치의 석유화학 제품과 부생가스인 수소생산에도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네옴시티 사업에는 많은 국내 신재생에너지 기업의 진출이 기대되고 있다. 이렇듯 석유생산의 메카인 중동을 비롯한 전 세계가 화석연료에너지를 대신해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이른바 "에너지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4월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대구 EXCO에서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가 성대하게 열렸다.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는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수력, 연료전지, 스마트그리드, 재생가능에너지 등의 신제품을 소개하고 판매를 현장에서 수행하는 국제 행사로서 81개국의 바이어들이 참가한 대규모 박람회이다. 한화큐셀을 비롯한 국내의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은 물론 전 세계의 가장 비중 있는 신재생에너지 기업 1천여 개가 전시회에 신제품을 출품했다. 이 분야 박람회 중 세계에서 셋째로 큰 규모이며, 국내에서는 최대규모인 대구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에서는 참여 기업들이 최근에 개발이 완료된 신제품을 많이 출품하여 그야말로 미래의 신재생에너지 세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매우 풍성한 박람회였다는 평가를 얻었다. 또,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와 함께 수소와 태양광발전의 시장 전망을 살펴보는 H2MI(H2 Market Insight)와 PVMI(PhotoVoltaic Market Insight)가 각각 2일씩 열려 전 세계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으로 시장의 동향을 조망하였고, 태양광발전과 동시에 시설 하부에서 작물을 경작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인 영농형 태양광발전 분야에서 가장 저명한 국제학술대회인 "Agrivoltaics 2023"이 박람회 기간 3일간 동시에 열려 약 40개국에서 온 120여 명의 외국인이 참여하여 기술 교류의 장을 열었다.
대구에서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이러한 박람회를 매년 열 수 있는 것은 20여 년간 꾸준히 행사를 기획하고 참가회사를 유치하여온 대구 EXCO의 전시팀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EXCO의 CEO를 비롯한 고위관계자와 대구시 그리고 경북도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구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구 EXCO의 관계자 팀에 찬사를 보내며, 내년에는 더 많은 대구 시민이 이 박람회에 참여하여 신재생에너지의 현실과 미래를 체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정재학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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