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예식장 못 구해 결혼 미루는 청년들…대안은 공공 예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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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4  |  수정 2023-04-24 06:54  |  발행일 2023-04-24 제27면

결혼을 하고 싶어도 예식장을 못 구하는 예비 부부가 많다고 한다. 올가을까지 호텔 예식장 등의 결혼식 예약이 꽉 차 있어서다. 인기가 많은 예식장의 경우 한 시간 간격으로 종일 결혼식이 진행되는 경우도 허다하다니 예식업이 그야말로 초호황이다. 코로나19로 미뤘던 결혼식 수요가 거리 두기 해제 후 한꺼번에 몰린 탓이다. 안 그래도 힘든 청춘들이 예식장이 없어 발을 구르는 현실이 안타깝다. 결혼은 출산율과도 맞닿아 있는 사회적 문제인 만큼 예식장 부족을 해소할 대책이 요구된다. 지자체가 청년 복지 차원에서 공공 예식장 제공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예식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건 수요 폭증에 공급 부족이 맞물려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예식업은 혼인율 감소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거리 두기 시행 시기 동안 '식사 없는 결혼식'이 치러지면서 예식장 매출이 급감했다. 이 탓에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예식장의 21%가 사라졌다. 대구에서 5곳, 경북에서 14곳이나 문을 닫았다. 자금력이 약한 중소 예식장 위주로 폐업이 잇따랐지만, 경쟁력이 있는 호텔 예식장은 살아남아 유례없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문제는 이참에 한몫 잡으려는 예식장의 갑질이 심하다는 것. 식대를 최대한 뽑아내기 위해 최소 보증 인원을 과다하게 정하고 각종 부대 비용을 뻥튀기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평균 예식비는 총 1천390만원으로 작년보다 8.8%나 올랐다고 한다.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공공 예식장이 필요한 이유다. 대구경북에는 예식을 치를 수 있는 지역 명소가 많다. 청년들이 쉽고 편하게 결혼할 수 있는 공공 예식장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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