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추연(안전체험관 구미시 시민추진단장·경운대 안전방재공학과 교수) |
경북도 소방본부가 건립하는 ‘경북 종합안전체험관’을 놓고 기초단체 간 유치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미래세대와 후손에게 필요한 안전교육시설이 시대적 어젠다를 상징하는 범국가적 인프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풍부한 교육적 소재와 흥미로운 안전훈련을 결합한 안전체험관을 찾는 방문객이 많아져 지자체가 앞다퉈 유치하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다른 지역 안전체험관에서 나타난 체험 콘텐츠 중복, 보여주기식 단편적 전시·홍보, 교육 대상자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위치 등의 문제는 애초 목적·기능·역할의 가치를 스스로 낮추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 세계 통틀어 재난교육 선진국으로 손꼽는 일본에서는 자연재해·사회재난·안전사고 등 다양한 유형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일본의 안전체험관 야외훈련장에서는 담력이나 체력증진에 도움이 되는 극기 훈련시설도 마련해 복합적 유형 체험공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북 안전체험관이 향후 다른 지역에 세워질 안전체험관의 선진 모델이 되고, 지역민에게는 찾아가는 인기 만점의 공공시설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첨단시설과 우수한 교육 콘텐츠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330억원 규모의 안전체험관 건립 비용의 한계를 넘어서 이용객이 희망하는 차별화한 시설을 두루 갖추기 위해서는 지자체·대학 등에서 운영하는 기존 시설과의 유기적인 연계체계로 체험 효과의 극대화가 선행돼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구미시가 안전체험관 부지로 제시한 산동읍은 최적의 위치라 할 수 있다.
산동읍 인덕리 안전체험관 부지 바로 옆에는 학생·학부모·시민 등이 연간 30만명이나 방문하는 산림체험 및 생태힐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에코랜드가 있다. 또 이곳과 근접한 경운대는 행정안전부를 포함한 정부가 인증하거나 지정한 △재해구호 전문인력 양성기관 △재난안전 분야 종사자 전문 교육기관 △기업 재해경감 활동 전문인력 교육기관 △감염병 재난관리과정 교육기관 △안전보건 교육 위탁기관 △도민 안전문화대학 등을 운영하고 있어 풍부한 안전교육 콘텐츠와 우수 인력 지원이 언제든지 가능하다. 경운대는 특히 교육부가 지정한 항공 특성화 대학답게 △태풍급 풍동체험 공간 △항공안전체험실(767 대형항공기)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 건설 예정인 대구경북신공항과 연계할 경우 재미가 넘치는 안전교육과 과학체험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다 인근의 구미전자정보기술원이 가진 메타버스 디바이스 기술과 안전체험관을 묶으면 최고 수준의 종합안전체험관 운영도 용이하다. 이외에도 지리적 교통 접근성이 좋고, 안전교육 필수 대상으로 경북 전체의 21.4%를 차지하고 있는 학령인구와 10만명에 이르는 산단 근로자 등 수요가 충분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결론적으로 구미시의 각종 안전 관련 기관, 기업체 보유 기술, 특화된 대학 안전체험 시설, 41만 시민의 협력 등으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낼 수 있다. 필요·충분 조건을 두루 갖춘 구미가 최적의 경북 종합안전체험관 건립지다.
문추연(안전체험관 구미시 시민추진단장·경운대 안전방재공학과 교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