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 전 대구에서 10대 환자가 두 시간 동안 7개 병원 응급실을 돌다가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한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당시 4층 높이 건물에서 떨어진 이 환자는 119구급차로 이송됐지만 병원들은 모두 병상 부족을 이유로 응급 치료를 거부했다. 대구권역 응급의료센터인 경북대병원뿐만 아니라 상급 의료기관이 즐비한 대구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믿기 힘들다. 응급의료체계의 부실한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으로, 이대로라면 응급치료 못 받아 죽는 환자가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뒤늦게나마 대구지역 의료계가 응급환자 병상 확보에 공조키로 한 것은 다행이다. 경북대병원을 비롯한 대구 6개 종합병원 응급의학과 과장들이 지난 24일 회의를 열어 '119구급대 이송환자 수용 원칙'을 만들었다. 핵심은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이송병원 선정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병원 측 사정으로 119구급대가 이송한 응급 환자를 수용하기 어렵더라도, 119센터가 전산망을 통해 결정하면 이를 최대한 따르겠다는 것.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당장 시행 가능한 현실적 대안으로 보인다. 다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6개 병원 간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대구시, 대구소방안전본부의 관심과 협조가 필수적이다. 사실 구멍 난 응급의료체계는 대구만이 아닌 전국적인 문제다. 특히 시장처럼 북적이는 과밀 응급실은 수십 년째 그대로다. 중증환자 병상 부족을 해소하려면 응급실을 찾는 70%의 경증 환자부터 따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 또 전문의를 늘리는 등 응급실 치료 역량을 높이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의료 제도와 관행을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뒤늦게나마 대구지역 의료계가 응급환자 병상 확보에 공조키로 한 것은 다행이다. 경북대병원을 비롯한 대구 6개 종합병원 응급의학과 과장들이 지난 24일 회의를 열어 '119구급대 이송환자 수용 원칙'을 만들었다. 핵심은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이송병원 선정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병원 측 사정으로 119구급대가 이송한 응급 환자를 수용하기 어렵더라도, 119센터가 전산망을 통해 결정하면 이를 최대한 따르겠다는 것.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당장 시행 가능한 현실적 대안으로 보인다. 다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6개 병원 간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대구시, 대구소방안전본부의 관심과 협조가 필수적이다. 사실 구멍 난 응급의료체계는 대구만이 아닌 전국적인 문제다. 특히 시장처럼 북적이는 과밀 응급실은 수십 년째 그대로다. 중증환자 병상 부족을 해소하려면 응급실을 찾는 70%의 경증 환자부터 따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 또 전문의를 늘리는 등 응급실 치료 역량을 높이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의료 제도와 관행을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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