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절기 이후 경북 꿀벌 40% 급감…올해 꿀벌 실종 더 심각

  • 배운철,오주석,유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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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01 20:00  |  수정 2023-05-01 20:21  |  발행일 2023-05-02
꿀벌 품귀 현상에 웃돈 주고 거래

경북도 꿀벌질병센터 운영 돌입
동절기 이후 경북 꿀벌 40% 급감…올해 꿀벌 실종 더 심각
급격한 기후변화와 내성 응애 확산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꿀벌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영남일보 DB
동절기 이후 경북 꿀벌 40% 급감…올해 꿀벌 실종 더 심각
영천시 청통면에 위치한 이석호씨 꿀벌 사육장. 올해 꿀벌의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석호씨 제공

급격한 기후 변화와 벌집 속 내성 응애 확산으로 지난해부터 불거진 꿀벌 실종현상이 올해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꿀벌 개체 수를 가진 경북에선 병해충 피해 예방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는 등 발빠른 지원책을 펼치고 있으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경북 양봉 농가들은 꿀벌 개체 수 급감에 따라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영천시 청통면에서 22년째 양봉업에 종사하는 이석호(69)씨는 올해 월동기간에 꿀벌 300군 가운데 200여 군이 동사하거나 실종돼 9천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봤다.

이 씨는 "겨우내 꿀벌들이 집단 폐사해 지난 3월 전국을 다니며 총 2천여만원치의 양봉벌을 입식했다"며 "하지만, 최근까지 저온현상이 이어져 손해를 보며 양봉을 운영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실제 올해 동절기를 전후로 경북지역 꿀벌들이 집단 폐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경북도에 따르면 작년 12월과 비교해 올 3월 경북지역 봉군의 40%가 감소했다. 작년 말 기준 경북에는 5천700여농가가 꿀벌 56만군을 사육, 전국 꿀벌의 20%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 3월을 기점으로 전체 꿀벌의 절반 가까이가 집단 폐사하면서 꿀벌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농가들은 웃돈을 주며 꿀벌을 구하는 실정이다.

엄승일 한국양봉협회 예천협회장은 "2021년엔 꿀벌 1군이 15만원이었다면 지금은 30만원을 줘도 구하기 어렵다"고 했다.

화분 매개용 꿀벌을 이용하는 과채류 재배 농가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송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배모 씨는 "올해 냉해와 꿀벌 품귀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농업기술원의 꽃가루 지원이 없었다면 올 농사를 망칠뻔 했다"고 토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꿀벌에 기생하는 응애의 적기방제 실패와 내성 응애 확산의 영향으로 꿀벌들이 집단 폐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오랜 기간 '플루발리네이트' 성분의 방제제를 널리 사용하면서 이 성분에 내성을 가진 응애가 꿀벌에 기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도는 꿀벌의 병해충 피해 예방을 위한 면역증강제 지원 등 총 8억5천여만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하고, 꿀벌질병신고센터를 운영해 꿀벌의 집단폐사를 막는다는 방침이다.

 

배운철기자·유시용기자·오주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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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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