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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태영호·김병민 최고위원, 윤재옥 원내대표, 김재원 최고위원. 연합뉴스 |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회가 1일 각종 설화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징계 개시 결정은 국민의힘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받기 위한 자체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서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처음 구설에 올랐다. 전 목사를 향해선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했다"고 말했다. 국힘에 '전광훈 리스크'를 불러온 장본인이다. '제주 4·3 폄하' 논란까지 일으키면서 김 최고위원은 한 달간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당원 200여 명은 김 최고위원에 대해 징계 요구서를 제출했다.
태 최고위원은 '제주 4·3 김일성 지시설',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한 백범 김구 선생 ' 등 역사 왜곡·폄훼, '쓰레기(Junk)·돈(Money)·성(Sex)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 등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태 최고위원 스스로 윤리위 심사를 요청한 바 있다. 김구 선생 발언은 징계 개시 사유에서 제외됐다. 황 위원장은 "논의는 할 것"이라며 "다음 2차 회의에서 당사자의 소명을 듣고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2차 회의는 오는 8일 오후 4시에 열린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지도부 및 소속 의원들이 참석하기로 한 만큼, 그 전까지 결정이 내려질 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 복귀해 지도부와 당원, 지지자 등에게 거듭 사과했다.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김 최고위원은 "(징계 여부를) 윤리위에서 판단하리라 본다. 소명을 요구하면 자세히 소명하겠다"고 했다. 또 "(4·3, 5·18 발언에 대해)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여전히 사과의 말씀을 드릴 생각"이라며 "(유족에게) 제 진심이 전달될 수 있도록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자진 사퇴 의사에 대해선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태 최고위원은 "윤리위는 당 지도부와 별도로 존재하는 독립적 기구라 윤리위 활동 상황에 대해 제가 언급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태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저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저는 반드시 우리가 이 여러 역사 문제는 올바르게 정리하고 그 강을 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리위에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도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황 위원장은 "징계 사유가 없으면 징계 절차를 개시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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