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각각(時時刻刻)] AI는 경제 리부팅을 위한 포스트 반도체

  • 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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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6 06:53  |  수정 2023-05-16 06:55  |  발행일 2023-05-16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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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올해 2월 1.8%의 전망치를 내놓은 데서 3개월 만에 0.3%포인트 낮은 전망치로, 반도체 경기 악화로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고 불릴 정도로 현대산업의 필수재로서 한국 수출 품목에서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 수출의 주력 상품이자 그간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효자 품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삼성전자의 25년 만의 반도체 감산 결정,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재고의 증가 등 반도체 경기 침체에서 비롯된 우리나라 경제성장 둔화는 '포스트 반도체' 발굴을 통해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 경제 리부팅을 위한 미래 먹거리 후보군은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그중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단연 인공지능(AI)일 것이다. 지난해 11월 챗GPT가 등장한 이후 AI의 열풍은 계속되고 있고, 특히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15세기 서양에 인쇄술을 도입한 요하네스 구텐베르크의 '인쇄혁명'에 비유되고 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등은 "인쇄술 발명 후 정보의 확산으로 중세가 지고 계몽주의 시대가 도래했듯 생성형 AI의 등장은 계몽주의 이후 인간의 가장 큰 지적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인쇄술이 현대 인류 사상을 풍부하게 했다면, AI 기술은 그 사상을 정교화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미·중 패권전쟁의 승패 또한 AI가 좌우할 것으로 예측했다. AI는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마저 좌우하고 있다. 챗GPT를 자사 검색 사이트인 빙에 접목한 마이크로소프트가 견조한 주가를 유지하는 것이나, 글로벌엑스가 운용하는 AI 상장지수펀드(ETF)가 올해 시장을 크게 웃도는 수익률을 시현 중인 것은 월스트리트에서도 AI가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가트너(2023)에서는 생성형 AI가 활발하게 적용된 산업 분야로 신약 설계, 재료 과학, 반도체 설계, 데이터 합성, 부품 설계를 제시하고 있다. 2023년 1월 기준으로 오픈AI의 초거대 AI 모델을 활용하고 있는 약 900개 기업은 기술(28%), 교육(23%), 비즈니스 서비스(11%) 분야 순으로 추려진다. 생성형 AI는 당분간 기초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분야부터 활발하게 적용되기 시작하여 점차 법률과 회계 같은 전문 분야는 물론 인간이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야흐로 AI는 학문이나 연구의 영역이 아닌 서비스와 비즈니스 영역으로 넘어왔다. 이는 AI가 우리의 삶과 밀접하기 때문에 AI에 대한 이해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연거푸 누르던 2016년이나, 인간처럼 대화하는 챗GPT가 등장하던 2022년이나 우리는 놀라운 속도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는 AI가 등장할 때마다 놀라움과 두려움에 찬 시선으로 흥분과 우려를 동시에 표출해 왔다. 스마트폰이 카카오, 인스타그램, 쿠팡을 비롯한 거대기업들을 양산하였고, 이들 기업이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했던 것처럼 AI라는 혁신기술 또한 새로운 기업과 시장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낼 것이다. AI 산업 생태계 내에서도 소비자의 니즈와 시장 트렌드에 주목한 기업은 새로운 생태계 내 새로운 강자로 군림하게 될 것이고, 이들 기업이 삼성전자나 카카오처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일조할 것이다.

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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