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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흔 나이에 첫 개인전을 연 구귀련씨가 자신이 빚은 작품 '아름아운 시절'을 설명하고 있다. |
"흙을 만지면서 오롯이 나를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때로는 울퉁, 때로는 불퉁. 그러다 가마의 불을 만나 찬란한 아름다움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빚고 다듬고 완성한 후 나만의 공간으로 데려와 쓰다듬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경북 칠곡 석적읍 도개5길, 소위 '비래골'이라 불리는 이곳에서 칠순의 구귀련(70)씨가 최근 첫 번째 도예전 '화양련화'를 열었다. 귀촌한 구씨가 10여 년 넘도록 공들여 가꾼 자택 정원을 배경으로 직접 빚은 도자기 약 250점이 전시됐다. 관람객은 100여 명으로 작은 마을이 더욱 비좁아 보였다. 구씨는 "작품은 곧 나였으며 새로운 발견이었다"며 궂은 날씨에 먼 산골까지 찾아 준 관람객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개막식이 열린 날은 구씨의 일흔 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손주 생각을 하면서 빚은 '금쪽이', 쌀 단지를 빚은 '소복소복', 부엉이를 빚은 '부자 되세요', 집 모양 조형물을 빚은 '쉬어나 가세', 작가의 모습을 빚은 '아름다운 시절', 가마 속에서 유약의 변화를 일으켜 하늘빛으로 소성된 '나르샤', 그 외 '마음정원' '계수나무 아래서' 등 작품도 작품이지만 작품명이 참 정겹다. 한 작품, 한 작품 사연 없는 것이 없다. 전시된 구씨의 작품 옆에는 간간이 꽃이 놓여 있다. 구씨는 "전시명은 영화에서 빌려 왔다. 지금이 내 인생의 화양연화인 듯해서 내 이름의 '련'자를 넣어 '화양련화'라고 지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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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귀련씨가 자택 정원에서 도자기 작품 전시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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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을 찾은 가족, 친지들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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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귀련씨가 손주를 생각하며 만든 작품 '금쪽이'. |
글·사진= 조경희 시민기자 ilikelak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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