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의 도시를 바꾸는 시간] 지방소멸 대응과 '관계안내소'

  • 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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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7  |  수정 2023-05-17 06:58  |  발행일 2023-05-17 제26면

[김요한의 도시를 바꾸는 시간] 지방소멸 대응과 관계안내소
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지역 주도의 지방소멸 대응을 위해 총 122개 지자체에 연 1조원씩 10년(2022~2031)간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투자한다. 투자의 목표는 지역 인구 활력 제고다. 국가 총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등록인구 중심의 인구정책은 '제로섬 게임'이다. 따라서 주민등록상 주민 외에도 통근, 통학, 관광, 휴양, 업무, 정기적 교류 등의 목적으로 특정 지역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는 사람을 포함한 생활인구를 늘려가는 것이 관건이다.

일본은 제2기 지방창생정책(2020~2024)에서 '인구감소에도 활력 있고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구현'을 목표로 지방으로 사람과 자금의 유입을 강화하기 위한 관계인구(關係人口)의 창출이라는 새로운 인구개념을 도입하고 활용하였다.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기본 전략은 지역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중력'과 '매력'을 높이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중력'은 지역의 정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거점을 강화하는 '물적 기반' 구축이다. 박물관과 미술관은 5만7천500명, 영화관은 8만7천500명 등 각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최소한의 인구 규모를 분석한 연구도 있다. 문화·관광, 산업·일자리, 주거, 교육, 건강·의료, 보육 등의 인프라는 지자체장의 공약에 힘입어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많이 확충될 수 있다. 반면 일회적으로 지역을 방문하는 교류인구를 지역과 다양하게 관계를 맺는 생활인구로 지역과의 관계성을 높여나가는 '인적 기반' 구축은 간과되기 쉽다. 지역에서 살고 싶은 '매력'은 결국 사람과 사회적 관계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에서 전국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2018년 12월)에 의하면 청년들은 '지역에서 계속 살고 싶은 이유'로 '사회적 관계망'(34.9%)을 1순위로 꼽았고, '도시 인프라'(23.1%)는 3순위였다.

일본에는 '시마코토 아카데미'가 있다. 시마네현이 도쿄에 거주하는 시마네현 출신자를 대상으로 '시마네와 지역 만들기'를 알리기 위해 개설한 강좌다. 강원도 양양에도 관광안내소가 아니라 좀 더 지역을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넣어서 사람, 장소, 모임들을 알려주고 연결해 주는 서퍼(surfer)들이 운영하는 커뮤니티 공간이 있다. 모두 사람과 지역이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역할을 중개하는 '관계안내소'이다. 인구감소지역마다 현지에 '관계안내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수도권 출향청년들의 귀향을 위해 서울에 공동으로 '대구·경북 관계안내소'를 설치하는 방안도 효과적일 것이다.
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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