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미래 팔공산 해설가들의 '헌다례'

  • 박태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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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3 13:38  |  수정 2023-05-24 09:20  |  발행일 2023-05-24 제21면
3기 팔공산 수강생 80명, 2기에 비해 두배
팔공산국립공원 지정으로 관심 높아져
김성수 팔공문화원장 "정상 정비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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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다래 행사를 봉행하는 팔공산 환경·문화대학 수강생들이 절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10시쯤 팔공산 하늘정원에는 25인승 노란색 버스 2대가 도착했다. 승용차 서너 대도 뒤따랐다. 우르르 내린 사람들은 60명 정도. 이들은 미래의 팔공산 해설가를 꿈꾸는 팔공산 환경·문화대학 수강생들이었다. 대부분이 중장년층. 머리가 희끗희끗한 사람들도 보였다.


이 강좌는 2019년부터 시작됐으나, 이듬해인 2020년에는 코로나로 중단됐다가 2022년 재개됐다. 지난 4월 27일 개강한 제3기 강좌는 특히 사람들의 관심이 높았다. 신청자가 80명에 달했다. 지난해 2기에 비하면 두배 수준이다.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을 앞둔 시점에다 강좌를 수강한 사람에게 팔공산 해설사 자격증도 주어지니 관심이 더 높았던 것 같다.


비로봉 천제단에 도착한 수강생들은 오전 11시 헌다례(獻茶禮)를 봉행했다. 전통악기인 해금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시작한 행사는 번시례(헌향)를 시작으로 헌화 강신례 고천례 헌작례 순으로 이어졌다. 공간이 좁아 시간이 지체되었지만 2∼3명씩 참석해 대부분 4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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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다래 행사를 지원한 팔공문화원 다도반 강사들이 함께 절을 하고 있다.
김성수 팔공문화원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구 경북의 진산인 팔공산의 정상이 조속히 정상화 되어야 한다"며 정상 정비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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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비로봉 천제단에서 헌다래를 봉행한 팔공산 환경·문화대학 수강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부 행사에는 경북대 대학원 국악과 출신인 김지은씨의 해금공연, 경북예고 3학년 김서진양의 살풀이춤 공연이 있었다.

팔공산에 대한 천제(天際)는 역사가 깊다. 삼국사기 권32잡지(雜志), 제사중사(祭祀 中祀)에도 실려있고, 고려 시대에는 왕이 사신을 보내어 천제를 지냈다. 이규보가 지은 공산대왕에게 올리는 제문(際公山大王文)과 공산대왕에게 말을 바치는 제문(獻馬公山大王文), 공산대왕에게 사례하는 제문(公山大王謝祭文) 기록에서 알 수 있다.


조선 시대에는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지리지 '경상도 경주부(慶州府) 대구군(大丘郡)'에 '신라 때 부악이라 일컫고 중악에 비겨 중사(中祀)를 지냈는데 지금은 수령(守令)으로 하여 제사를 지내게 한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점심시간에는 비로봉 아래 세로로 세워진 큰 암벽을 감상하고 사진 촬영을 했다. 바위 중앙에 갈라진 틈 사이로 거대한 철쭉나무가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수령(樹齡)이 상당할 것 같은 굵은 나무 밑동과 수관 폭이 6∼ 7m나 됨직한 나무는 바위를 화분 삼아 솟아올랐다. 거대한 분재 같은 느낌이다.


보호수 같은 표식에 없어 안타까웠다. 식생 탐사가 이뤄져 철쭉에 대한 보호조치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오갔다. 미래 해설가들의 '팔공산 사랑'은 진심이었다.


글·사진=박태칠 시민기자 palgongsan72@kakao.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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