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대구에 쓰레기 고객센터가 생겼어요"

  • 조경희시민기자
  • |
  • 입력 2023-07-18 12:58  |  수정 2023-08-09 08:38  |  발행일 2023-07-19 제21면
대구환경운동연합, 수성구 수성시장 내에 문 열어
재활용 쓰레기 가져오면 현금 적립, 자원순환 교육도
개소 2주만에 단골 확보 "상가에서 일일이 씻어 가져와"
2023071801000558100022561
지난 5일 대구 수성구 수성시장 내에 개소한 '쓰레기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민조(왼쪽부터) 운영국장, 박소영 센터장, 정경은 수성구의원, 장정희 환경교육 전임강사.
2023071801000558100022562
인근 시장 상인과 주민이 가져 온 재활용 쓰레기를 재질별로 분류하고 있는 쓰레기 고객센터 운영진들..
2023071801000558100022563
이동학 쓰레기센터 대표가 대구 쓰레기 고객센터 개소식 날 '왜 지구의 절반은 쓰레기로 뒤덮이는 걸까'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쓰레기 고객센터 제공>

"쓰레기 고객센터를 아시나요."


지난 5일 대구 수성구 수성시장 내에 이름도 생소한 '쓰레기 고객센터'(센터장 박소영)가 문을 열었다. 시민이 재활용 쓰레기를 가져오면 현금 적립을 해주고 자원순환 교육을 실시하는 곳이다. 개소식 날 '쓰레기센터' 대표이자 '쓰레기책'의 저자인 이동학 씨가 '왜 지구의 절반은 쓰레기로 뒤덮이는 걸까'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쓰레기 고객센터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이 환경연합로부터 후원 받아 설립됐다. 센터는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회원인 박소영(센터장)·김민조(운영국장)·장정희(환경교육 전임강사) 활동가와 정경은 수성구의원이 운영한다.


박소영 센터장은 "쓰레기 분리배출 시스템을 구축하고, 쓰레기 고객센터를 이용하는 주민을 확보하고, 자원순환관리 교육도 잘 되었다는 걸 보여 주고 싶다"며 "앞으로 1년간 고객센터의 성과를 지켜봐 달라"고 했다. 또 "쓰레기 고객센터는 비영리 환경단체가 맡아서 고민하는 것보다 지자체 차원에서 맡는 게 바람직하다. 수성구를 시작으로 대구 전역에 확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에서는 이미 구·동 단위로 쓰레기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대구 센터 운영진은 성남시를 방문해 실습하고 노하우를 습득했다.


쓰레기 고객센터에 따르면 플라스틱이라도 다 같은 플라스틱이 아니다. 지퍼백·포장재·생수병 뚜껑은 PE(폴리에틸렌), 밀폐용기·레토르트용기 등 배달 용기는 PP(폴리프로필렌), 요구르트병·사발면 용기는 PS(폴리스티렌)로 구분한다. 또 생수병·음료수병은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며 투명·유색으로 나눠 분류한다. 캔도 알루미늄과 철로 나뉜다.


박 센터장은 "이렇게 세분화해 분리 배출하면 선별 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며 "센터에서는 재활용되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고 교육한다. '순환자원 회수 로봇'과 구별되는 특징"이라고 말했다.


개소한 지 2주가 지나면서 단골도 생겼다. 시장 내 '영이네 식당'은 요구르트병을 모아 매주 두 차례 가져 온다. 근처 미용실에서는 페트병을 씻어 가져 온다.


박 센터장은 "이들의 목적은 환급이 아니다. 정성껏 씻어서 모아온 재활용품이 잘 쓰이고 있다는 가치를 발견했기 때문"이라며 "상가에서 용기를 일일이 씻어서 모아온다는 것은 대단한 행위이다.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띌 정도로 바뀌었다는 것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기후활동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 센터장은 기후위기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기후 활동을 하면서 달라진 게 있다. 그동안 마을 안에서 해결 방안을 찾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전 국민이 동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절감했다"며 "우리가 지금 선택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고 지금은 무조건 해야 하는 단계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런 긴박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쓰레기 고객센터는 매주 수요일(오후 5~8시)과 토요일(오전 10시~오후 1시)에 문을 연다. 이용 방법은 온라인 앱스토어에서 CO2CO2(씨오투씨오) 앱을 내려받아 가입하고, 잘 씻은 재활용 쓰레기를 모아 가져오면 된다. 무게와 수량에 따라 금액을 적립하고 모인 적립금은 현금으로 환급을 받을 수 있다.
글·사진=조경희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