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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준 국회의원 (국민의힘) |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청소년 국제행사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수많은 문제점과 무책임, 부실, 방만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낸 채 끝이 났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대회는 한국 국제대회 역사에서 최악의 행사로 기록될 것이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대회는 부실한 준비와 운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일 년 중 가장 더운 시기에 개최되어 체감온도는 39℃에 가까웠음에도 폭염에 전혀 대비가 되지 않았다. 허허벌판에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과 물은 부족했고, 습한 환경에서 해충과 모기는 스카우트 대원들을 괴롭혔다. 화장실과 샤워시설은 부족했고 청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총체적 부실과 국제적 망신으로 끝난 새만금 잼버리대회의 문제를 철저히 조사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대구시에서 많은 국제대회를 치러본 경험으로 되돌아보면 이번 새만금 잼버리대회는 개최장소 선정, 조직위 구성, 운영준비 과정 모두 문제가 심각하다. 첫째, 개최장소 선정부터 잘못됐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대회의 가장 큰 문제였던 폭염, 배수, 벌레 등은 모두 개최지 문제에서 시작됐다. 새만금 지역이 잼버리대회 장소로 적절했는지도 의문이지만, 매립한 지 10년이 넘어 나무가 자랄 정도로 안정화된 기존 매립지를 두고 난데없이 아직 메우지도 않은 갯벌을 잼버리 개최지로 선정했다. 그 결과 새로 조성된 부지에는 염분 때문에 나무 한 그루 심지 못했다. 잼버리를 이용해 새만금 개발을 밀어붙이려고 무리한 부지 선정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 기존의 레저용지에서 농업용지로 바꾸고 농지기금 1천800억원까지 편법으로 끌어 썼지만, 결국 매립공사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허비하면서 후속 준비 지연과 부실을 초래했다.
둘째, 조직위 구성이 비정상적이었다. 새만금 잼버리대회 조직위원회는 2020년 구성되어 여성가족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이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다가 올해 2월 행정안전부 장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가 추가로 선임됐다. 애초 국회의원이 조직위원장이 된 것 그 자체로도 비정상이다. 이번 대회의 집행위원장은 전라북도지사였는데 결국 집행위원장의 역할이 절대적인 구조였다. 조직위원회 구성도 상당수는 전북도에서 파견한 공무원들이었다. 그럼에도 개최지 현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전북도지사는 아직도 남 탓만 하고 있다. 셋째, 운영준비과정에서 기반시설 설치가 너무 늦었다. 2017년 8월 잼버리 개최지로 새만금이 선정된 이후 문재인 정부 기간 대회 기반시설 공정률은 37%에 불과했다. 잼버리를 유치한 적도 없는 국가까지 너도나도 잼버리 준비 명목으로 혈세를 낭비하면서 해외 출장을 다녀 놓고 정작 기반시설 조성에는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인가. 이렇게 느린 기반시설 공사로 인해 작년 8월에 개최되어야 했던 프레대회도 열리지 못했다. 무책임과 방만, 부실의 극치이다. 이번 잼버리대회는 코로나19 이후 한국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국제행사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었고,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저력과 위상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방만하고 부실한 준비와 운영으로 인해 국제적 망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새만금 잼버리대회는 끝이 났지만 우리의 할 일은 끝나지 않았다. 이번 행사에서 드러난 문제와 과제에 대해 한치의 소홀함도 없이 철저히 조사·분석해야 한다. 무리한 부지 선정 과정, 부당한 해외출장, 곰팡이 계란 업체 선정 등 드러난 모든 문제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감사원이 전방위적 감사에 착수했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문제 지적이 이어질 것이다. 단순히 책임자를 문책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문제의 본질을 밝혀야 할 것이다.
홍석준 국회의원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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