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레이더] 놀라운 엔비디아 실적과 HBM의 성장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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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8  |  수정 2023-08-28 09:29  |  발행일 2023-08-28 제19면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반도체담당 연구원
[경제레이더] 놀라운 엔비디아 실적과 HBM의 성장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현지시간으로 지난 23일에 발표된 엔비디아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01%, 전분기 대비 88%나 증가한 135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엔비디아가 제시했던 가이던스 (전망치)110억 달러 및 높아진 시장 기대치마저 대폭 상회하는 놀라운 실적이었다.


챗GPT 출시에 자극받은 빅테크 업체들이 내년 상반기에 자체 대형언어모델 (LLM) 출시를 위해 올해 2분기부터 AI 서버 생산을 대폭 증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의 주요 서버 ODM 업체인 퀀타에 따르면 올 하반기 동사 전체 서버 출하량에서 GP GPU를 탑재한 AI 서버 비중이 50%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하지만 당사가 8월 23일 집계한 미·중 빅테크 업체 14개의 올해 설비 투자액 전년 대비증감률 전망치는 -3.1%다. 6월 22일 집계치( +1.2%)에서 추가 하락했다. 메타·아마존·텐센트의 설비 투자액 전망치가 하향되어서다. 동 증감률은 올해 연초의 10% 이상, 중순의 한 자리수대 중·후반에서 계속 하향 조정 중이다. 빅테크 업체들의 설비 투자액 감소는 최근 AI서버 붐과는 반대로 기존 컨벤셔널 서버생산은 급감 중임을 의미한다.


빅테크 업체들의 서버를 대리 생산하는 대만 ODM 업체들의 올해 출하량 전년 대비 증감률 전망치는 업체별로 -20% ~ 0%로 매우 저조하다. 메타 등 일부 빅테크 업체들의 서버 구매 예산이 당초 계획 대비 최대 30% 감소해서다. 당사는 이를 반영해 올해 전체 서버 출하량 증감률을 -6.4%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의 놀라운 실적 개선은 GP GPU 시장을 독점 중이고, 2.5D 패키지 설비 부족에 따라 최신 GPU인 H100 생산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시장 가격이 두배 이상 상승한 게 주 원인이다. 따라서 엔비디아의 실적 상승은 AI 서버 및 반도체 업계 전체가 아닌 자사만의 현상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최근 중국의 우회주문으로 의심되는 중동지역 AI서버 출하가 늘고 있다. 엔비디아의 중국지역에 대한 A800, H800 GPU 판매도 증가세다. 올 하반기 동수서산 정책을 위한 중국의 서버 투자 확대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경우 올해 서버 출하 증가율이 당사의 보수적인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엔비디아의 하이엔드 GPU 생산에 필수적인 TSMC의 2.5D 패키지인 CoWoS 설비의 부족으로, 올해 A100 / H100 GPU의 생산량은 최대 1.5백만개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단 초하이엔드 AI 서버에서의 DRAM 탑재량 급증에 따라 올해 전체 서버에서의 DRAM 수요는 전년 대비 12.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GPU 내장 DRAM의 경우, 기존 GDDR6 대비 3배 이상 고가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출하가 빠르게 늘고 있다. A100 GPU에는 64GB 용량의 HBM2e, H100 GPU에는 80~96GB 용량의 HBM3가 각각 8개씩 탑재 중이다. 이는 기존 대비 3~4배의 DRAM 탑재량 증가를 의미한다.

 

SK하이닉스의 전체 DRAM 매출액에서 HBM 비중은 작년 5% 이하에서 올해 1분기에 10% 이상으로 증가했고 4분기엔 15%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 점이 AI서버의 확대가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미치는 가장 중요한 수혜이다.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TSMC는 동사 전체 매출에서 AI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6%에서 2028년에 10%대 초반으로 서서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는 기존 부문 부진을 상쇄하기 어려운 것으로 언급했다. 시장의 AI 반도체에 대한 높은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었다. LLM 출시를 위한 빅테크 업체들의 초기 투자가 완료되는 내년 하반기에 AI 서버 투자가 단기적 휴지기를 거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AI 반도체 수혜는 고가 웨이퍼 서비스 매출 확대에 그치는 파운드리 부문보다 가격 상승과 탑재량 증가가 동반되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훨씬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 

 

내년 상반기 초기 AI 서버 투자 완료를 반영해 HBM 관련주의 주가 상승이 단기적으로 완료되었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향후 GPU 가속기 및 이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HBM의 고성장은 확실하다. 장기적 측면에서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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