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끝이 안보이는 청년세대 빈곤 악순환, 그들만의 문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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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9  |  수정 2023-08-29 06:57  |  발행일 2023-08-29 제23면

취업·주거난 등으로 인한 청년들의 생활고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사회가 청년 빈곤 문제에 손 놓고 있는 사이 2030세대의 경제·사회적 고통이 감당키 힘든 지경까지 이르렀다. 연애·결혼·출산 3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는 옛말이고, 이제는 집과 경력, 건강, 인간관계, 희망까지 모두 잃어버린 'N포세대'로 불린다. 이처럼 살길이 막막한 청년들의 절망이 자살과 범죄로 이어지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청년들의 팍팍한 삶은 여러 통계로도 확인된다. 27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15∼29세 청년층 인구(841만6천명) 가운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 백수'가 126만명이나 됐다. 특히 미취업자 절반 이상이 대학졸업자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근무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에 취직하느니 그냥 쉬겠다는 청년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은 감당키 힘든 빚에 허덕이고 있다. 올 상반기 20대 이하 개인회생 확정자가 역대 최다인 4천600여 명에 달했다. 이 중에는 주택구입을 위한 '영끌족'보다 생계형 대출 연체자가 훨씬 많다. 더구나 100만원짜리 소액 생계대출을 받은 20대 4명 중 1명은 월 이자 8천원도 못 내서 연체를 하는 실정이다. 올해 정부 조사에 따르면 생활고로 인한 청년(20~39세) 자살자가 하루 한 명꼴이다. 또 24만명이나 되는 '은둔형 외톨이'는 무차별 폭력과 살인 등 분노범죄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이처럼 사회 전체를 위태롭게 하는 청년층의 빈곤과 소외를 더 이상 그들만의 문제로 방치해선 안 된다. 무엇보다 저소득층 청년들의 생계난을 덜어줄 수 있는 촘촘한 복지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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