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화의 자연과 환경] '꿈의 에너지' 핵융합

  • 정성화 경북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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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30  |  수정 2023-08-30 06:56  |  발행일 2023-08-30 제26면

[정성화의 자연과 환경] 꿈의 에너지 핵융합
정성화 (경북대 화학과 교수)

인류는 에너지와 환경의 위기에 처했다고들 흔히 얘기한다. 그러나, 만약 충분한 에너지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면, 환경의 위기는 큰 문제가 아닐 것이다. 예로 전기분해를 이용하여 물로부터 수소를 자유롭게 얻으면 CO2를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할 수 있고,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오존 같은 유해물질들도 에너지를 투입, 어렵지 않게 무해한 물질로 전환시킬 수 있다.

현재 큰 걱정거리인 기후변화에서 조금 자유로운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으나 이는 핵폐기물 같은 너무나 명확한 문제나 단점을 가지며, 태양광이나 조력, 지열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고 있으나 갈 길이 멀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난 8월6일(미국 현지시각) 들려온 '핵융합 점화' 소식은 매우 고무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핵융합 점화'는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 투입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핵융합 반응으로 청정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 12월에 2.05MJ(메가줄) 에너지를 사용하여 약 1.5배인 3.15MJ의 에너지를 얻은 후 2번째 성공이라고 한다.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장관은 "21세기의 가장 인상적인 과학 업적 중 하나"라고 작년에 그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을 정도로 '핵융합 점화'는 그 의미가 크다.

핵융합은 큰 에너지를 얻되, 방사성 물질이나 CO2를 발생하지 않는다. 우리 인류가 추진하는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방식과 유사하여 '인공태양'으로도 불리나 태양에서 소모되는 일반 수소를 사용하는 대신에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사용한다. 우선, 이러한 수소들은 지구에 충분히 많거나 쉽게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반면, 핵융합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1억℃ 이상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만들어야 하고 이 플라스마를 가두는 반응기를 포함한 핵융합 장치가 필요하다.

과학자들은 상업적 핵융합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투입되는 에너지의 30~100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생성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추정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핵융합 점화'에 성공한 미국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ML)의 핵융합 연구시설인 국립점화시설(NIF) 연구팀 외에 '국제공동 핵융합 연구팀'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국내의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 등도 관련 연구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NIF와 ITER·KSTAR는 서로 다른 '밀폐방식'으로 핵융합을 추진 중) 괄목할 만한 성과들을 계속 얻고 있다. 너무 멀지 않은 시기에 꿈의 에너지, 핵융합 기술의 완성 소식을 듣고 싶다.

경북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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