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름밤의 꿈, 대구치맥페스티벌 100년 축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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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31  |  수정 2023-08-31 06:54  |  발행일 2023-08-31 제23면

대구의 대표 축제인 치맥페스티벌이 30일부터 9월3일까지 매일 밤 두류공원과 평화시장 일대에서 펼쳐진다. 주 행사장인 두류공원에 대대적인 예산을 투입해 새롭게 단장하느라 예년과 달리 늦여름에 개최하게 됐다. 2013년 첫 출발했으니 이미 10년을 넘은 축제다. 최대 100만명 이상 몰리면서 이른바 '대구의 킬러 콘텐츠'가 됐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0년과 2021년 축제가 취소될 때는 그만큼 아쉬움이 컸다.

대구의 축제는 '파워풀 페스티벌'을 비롯해 여러 단계가 있지만 치맥처럼 흡인력 있는 축제는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문화관광축제로 공식 지정될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치맥과 치킨산업의 성지(聖地)로 자부하고 있다. 성공 배경은 다른 분야의 사업추진에도 영감을 준다. 무엇보다 세계적 흐름을 탄 '치킨+맥주'란 아이템이 대중적이었다. 특히 대구의 여름 무더위를 승화시킨 일종의 맥주 파티장으로 페스티벌의 개념을 규정했다. 다소 보수적이란 대구에 젊음과 여유, 한여름 밤의 열기로 만개했다. 대구축제의 새로운 DNA를 건졌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여기다 출발 단계에서부터 민간단체, 치맥관련 업체들이 주도한 점은 시사적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관(官)이 지나치게 주도하면 목적의 본질에서 멀어지기 쉽다. 외국인 부스 등 세세한 프로그램과 '치킹' 같은 캐릭터 개발도 주효했다. 지속 가능한 페스티벌의 정형을 보여주고 있다. 도시 공동체는 직장을 오가고, 일에만 몰두하는 공간이 되어서는 향기가 없다. 간간이 이어지는 축제는 시민에게 활력소가 되고, 나아가 도시의 정체성과 명성을 높인다. 대구 치맥페스티벌이 10년을 넘어 100년을 이어가는 대구의 글로벌 향연(饗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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