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 '클래식 도시' 명성도 흔들, 그동안 안주하진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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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06  |  수정 2023-09-06 06:50  |  발행일 2023-09-06 제27면

대구는 '유네스코 음악 창의 도시' 명성에 안주하고 있는가. 뮤지컬에 이어 '지방 최고의 클래식 도시' 자부심도 내려놓아야 할지 모를 판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공연시장 티켓 판매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구지역에서 열린 클래식 공연은 21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 줄었다. 경쟁 도시 부산은 197건이지만 지난해보다 39.7%나 늘었다. 클래식 공연 티켓 판매액은 대구가 15억4천여만 원으로 부산보다 3억4천여만 원 적었다. 입장권 예매 증감률도 대구가 전년도보다 6.6% 감소한 반면 부산은 29.8% 늘었다. 부산의 약진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공연 건수 역전은 시간 문제다.

이는 대구의 트레이드 마크인 '뮤지컬' 분야에서 이미 예고됐다. 2019년 대구 뮤지컬 관객은 27만5천명으로 부산(13만8천명)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2020년 부산에 역전당한 이후 이듬해엔 부산이 대구보다 두 배나 많았다. 특히 올해 상반기 대구 뮤지컬 공연은 88건으로 부산(104건)에 이어 비수도권 2위에 그쳤다. 자연히 티켓 예매 수, 티켓 판매액도 부산에 크게 뒤졌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도 별무소용이었다. 이 모든 게 부산에 대형 뮤지컬 전용극장인 '드림씨어터'가 생기고 난 뒤 벌어진 일이다.

부산은 지금 '아시아 최대 공연예술도시' 도약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산 공연시장 급성장을 마냥 부러워할 게 아니라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 대구도 대형 뮤지컬 전용극장 등 공연 인프라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구 문화예술의 전통과 저력은 전국 어느 도시보다 뛰어나다. 경쟁력 제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클래식·뮤지컬 도시'의 명성을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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