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명 중 4명은 심한 우울 증상…6명은 언어폭력 경험

조현희,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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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3-09-05 15:21 | 수정 2023-09-05 15:22 | 발행일 2023-09-05

4일 오후 고 서이초 사망교사 49재 대구 추모집회가 대구시교육청 앞 분수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고(故) 서울 서이초등 교사의 49재인 지난 4일 전국적으로 '공교육 멈춤의 날' 행사가 이어진 가운데, 교사 6명 중 1명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녹색병원은 지난달 16∼23일 전국 유·초·중·고 교사 3천505명(여성 2천911명·남성 587명)을 대상으로 직무 관련 마음 건강 실태조사를 실행한 결과 교사 24.9%가 경도 우울 증상을, 38.3%는 심한 우울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녹색병원에 따르면 동일한 조사 도구로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심한 우울 증상 유병률이 8∼10%였다. 교사의 우울 증상 유병률이 일반인보다 4배가량 높은 것이다.

심한 우울 증상을 보이는 비율은 성별로 여성 교사 40.1%, 남성 교사 28.9%였다. 학교급별로 보면 유치원 교사의 경우 절반가량(49.7%)이 심한 우울 증상을 보였고, 초등교사(42.7%), 특수교사(39.6%), 중등교사(31.5%) 순이었다. 학부모 전화 상담 횟수(10회 이상·심한 우울 증상 60.8%)와 방문 상담 횟수(10회 이상·50.7%), 언어와 신체 폭력 경험이 높을수록 우울 증상 호소가 많았다.

교사의 16%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명 중 1명 꼴이다. 4.5%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운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 일반 인구의 자살 생각(3∼7%)과 자살 계획(0.5∼2%)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언어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의 비율은 66.3%나 됐다. 18.8%는 신체 위협·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폭력의 가해자 대부분(63.1%)은 학부모였으며 그다음이 학생(54.9%)이었다.

전교조는 "실태조사는 대한민국 교사가 이미 소진 상태라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줬다"며 "개인적 자질이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회구조적 위협요인이 분명하며 사회·국가적 지원과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