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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가 4일 서울 양재에 위치한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우유 등 가격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원유가격 인상과 함께 흰우유 가격이 인상됐지만 가공식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 김정욱 축산정책관은 이날 서울 양재에 위치한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소비자단체·생산자·유업계·유통업계와 함께 우유 등 가격 동향 점검을 위해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 원유가격이 리터(ℓ) 당 88원(8.8%)만 인상되면서 이른바 '밀크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식품 제조 업종별 원재료의 제조원가 비중은 53.8~78.4%이다. 주요 식품류 중 유가공품과 아이스크림(아이스바 등 일반 빙과류는 유제품 원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음)을 제외하면 원유나 유제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특히 과자류의 경우 유제품 원료 비중이 1~5% 수준에 지나지 않고, 가공식품에 사용하는 유제품 원료는 수입산 의존도가 높아 국산 유제품 원료만으로 한정한다면 훨씬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축산정책관은 "국산 유제품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지 않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라며 "지금과 같이 고물가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할인행사, 묶음 판매 등으로 소비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했다.
한국유가공협회 이창범 회장은 "원유가격 인상뿐만 아니라 설탕을 비롯한 각종 원재료와 포장재, 가스·전기요금, 물류비 등 다양한 가격 인상 요인이 있지만, 소비자 부담 완화와 물가안정을 위해 유제품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농협 하나로마트는 "오는 6일부터 유제품 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묶음 판매로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앞으로도 수시로 묶음 판매와 할인행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유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의 유통 특성상 판매가격이 대형마트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은 지역의 소규모 자영업자가 프랜차이즈와 계약하고 24시간 영업하며 수시로 1+1, 2+1 등 할인행사를 진행한다는 점이 가격책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울우유의 대표 품목인 '나100%우유' 1천㎖의 2023년 9월 판매가격은 대형마트에서 2천980원 수준이었지만 편의점에서는 3천50원 수준이다.
시장 변화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지난 20여 년간 국내 우유 시장은 마시는 우유의 소비는 줄어든 반면, 치즈·아이스크림·버터 등 유가공품 소비는 증가하고 있다. 국산 우유 소비는 저출산과 저렴한 수입 멸균유 증가로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낙농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제도개선·국내 조사료 생산 확대 등을 포함한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방안 마련할 예정이다. 생산자·유업계·소비자단체·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TF)도 꾸릴 방침이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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