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수 영남대 로스쿨 교수 '인권법이론' 펴내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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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05 11:58  |  수정 2023-10-05 14:42  |  발행일 2023-10-09 제18면
이론적ㆍ실천적 문제 풀기 위한 필자 고민 여정 담아
실천적 문제보다 이론적 문제에 더 무게중심 두면서도 몇몇 실천적 문제도 다뤄
독일 프랑크푸르트학파 학문적 계보 이은 저자 시각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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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수 영남대 로스쿨 교수 인권법이론

양천수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최근 '인권법이론'(박영사)를 펴냈다.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새롭게 출범하면서 인권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에 발맞추어 인권을 고유한 학문적 대상으로 삼는 이른바 인권법학도 독자적인 학문영역으로 성장했다. 인권을 향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고 인권법학이 독자적인 학문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에 발맞추어 인권에 관한 다양한 이론적·실천적 문제가 제기된다. 근대 인권 구상이 전제로 삼았던 다양한 이론적 토대에 대한 이론적·실천적 도전, 가령 인권의 보편성에 대한 도전 등을 이러한 예로 언급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이 책은 '인권법'에 관한 '이론'을 다뤘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권 및 인권법에 관한 이론적·실천적 문제와 해결 방향을 논한다. 이 책은 오늘날 인권에 제기되는 여러 이론적·실천적 문제를 풀기 위해 그동안 양 교수가 고민한 여정을 담았다.
기초법학을 전공으로 하는 양 교수는 학문 성향상 실천적 문제보다는 이론적 문제에 더 무게중심을 둔다. 하지만 양 교수가 고민 끝에 구축한 이론적 기초를 바탕으로 하여 몇몇 실천적 문제도 다룬다. 이는 일종의 이론 적용에 해당한다. 다만 이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필자의 대응이다.

이 책은 크게 두 이론을 방법론적 기초로 삼는다. 독일의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Niklas Luhmann)이 구축한 체계이론(Systemtheorie)과 독일의 사회철학자 하버마스(Jurgen Habermas)가 정립한 대화이론(Diskurstheorie)이 그것이다.

하버마스는 양 교수의 독일 스승인 클라우스 귄터(Klaus Gunther)의 스승이기도 하다. 이렇게 보면 양 교수 역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학문적 계보를 이어받는다.

양 교수는 독일 프랑크푸르크 법과대학에서 하버마스의 제자인 클라우스 귄터 교수의 지도를 받아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2006년 9월부터 영남대 로스쿨 교수로 부임해 인권 연구에 몰입해온 만큼 이번에 출간한 '인권법이론'의 가치는 주목할 만하다.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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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만의 체계이론은 오늘날 인권이 처한 이론적 문제를 규명할 때 주로 원용된다. 하버마스의 대화이론은 현대 인권이론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실천적인 인권 문제를 풀어갈 때 끌어온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인권이라는 문제를 계기로 하여 체계이론과 대화이론을 연결하고자 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포인트는 관찰자 관점에 바탕을 둔 체계이론과 참여자 관점에 기반을 둔 대화이론이 양립할 수 있을까의 논쟁에 대한 저자의 관점이다. 단순화 시키면 '체계/생활세계' 구별을 활용하는 하버마스의 사회이론과 '체계/환경' 구별로 현대사회의 기능적 분화를 관찰하는 루만의 사회이론을 어떻게 화해시킬 수 있을까 라는 문제다.

이 책은 이러한 의문에 지금까지 필자가 고민한 중간 여정으로 답한다. 때문에 여전히 불완전하게 볼 수도 있다. 다만 선구적으로 이러한 시도를 한 독일의 법사회학자 토이브너(Gunther Teubner)에 힘입어 책임을 회피하고자 한다. 이렇게 보면 이 책이 추구하는 인권법이론은 '인권법사회학' 또는 '인권법ㆍ사회철학'으로 이해해도 무방할 듯싶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인권법의 이론적 문제를 다루는 부분과 실천적 문제를 다루는 부분이 그것이다.

인권법의 이론적 문제를 다루는 부분은 인권의 개념과 특성, 이론적 기초 및 이론적 도전 등을 검토한다. 특히 인권의 보편성과 자기생산성, 다문화적·동아시아적 인권의 가능성, 상호합법성과 인권을 규명하는 데 논의를 집중한다.

인권법의 실천적 문제를 다루는 부분은 생명공학, 청소년, 기업, 안전사회, 시민불복종, 전쟁에 관한 인권 문제를 검토한다. 다만 제15장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 인권 구상은 이론적 성격과 실천적 성격을 모두 가진다.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 인권 구상의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점에서는 이론적이지만, 이러한 가능성이 완결되어 나타나지 않고 삶의 질 문제에 대한 연관성만을 간략하게 밝힌다는 점에서 실천적이다.

양천수 교수는 고려대에서 학·석사를 취득하고 일주학술문화재단 장학생(11기)으로 독일 유학길에 올라 프랑크푸르트대 법과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급속하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이 현대사회와 법체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관심이 많다.

현재 영남대 로스쿨 부원장인 양 교수는 '부동산 명의신탁' '서브프라임 금융위기와 법' '법철학: 이론과 쟁점'(공저) '민사법 질서와 인권' '빅데이터와 인권' '법과 진화론'(공저) '법해석학' '현대 법사회학의 흐름'(공저) '공학법제'(공저) '유기천형법학연구: 유기천의 형법연구 방법론Ⅱ' '인공지능 혁명과 법' '코로나시대의 법과 철학'(공저) '삼단논법과 법학방법' '데이터와 법'(공저) '단체의 법이론' '책임과 법' '디지털 전환 시대의 법이론'(공저)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집필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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