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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는 의원들. 연합뉴스 |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 명운이 걸린 승부다. 총선 결과에 따라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판도가 달라진다. 국민의힘이 승리해야 안정적으로 국정을 수행하면서 노동, 교육, 연금개혁에 불을 댕길 수 있다. 패배하면 야권에 주도권을 넘겨주게 된다. 국정 운영이 어렵다. 실제 윤석열 정부가 제출한 법률안 229건 가운데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29건에 불과하다. 야권이 국회 권력을 장악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여권의 국정 안정론에 맞서 야권은 정권 심판론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의 승부처는 수도권이다. 지난 21대 총선을 기준으로, 전체 지역구 의석의 47.8%인 121석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당시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103석을 싹쓸이한 반면, 국민의힘의 전신 미래통합당은 16석에 그쳤다. 내년 총선에선 어떤 승부가 펼쳐질 것인지 주목된다. 여야의 접전 지역이 많아 쉽사리 승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대구경북(TK)은 본선보다 예선이 관심을 모은다. 선거 때마다 '공천 파동'으로 시끄러웠다. 내년 총선에서도 공천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잡음이 생길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현재 TK 현역 의원들은 초긴장 상태다.
정치권에서 TK지역 역대급 '물갈이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현역 교체율 비중 전망이 70~80%에 이를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돈다.
TK 의원들은 "낭설이다. 절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며 애써 외면하지만,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TK 현역 교체율은 60%였다.
선거 때마다 TK 현역 의원들의 교체율이 높다 보니, 역대급 물갈이론이 뜬소문만은 아니란 관측도 나온다. 소문이 현실화된다면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을 수 있는 TK 의원은 4~8명에 불과하다.
TK 공천 구도는 복잡하다. 중진 의원들의 수도권 차출론부터 용산 낙하산론, 친박(친박근혜)계 등판론까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역 의원들로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특히 '부산 3선' 하태경 의원이 쏘아 올린 서울 출마 선언이 나비효과를 일으킬까 전전긍긍이다. 하 의원은 서울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TK 의원들은 겉으로는 하 의원을 응원하면서도 내심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다. 영남권 중진의 수도권 차출론은 총선이 다가올수록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수도권 승부 전망에 따라 강하게 분출될 수 있다. TK 중진 의원들로선 자칫 난감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공천 과정에 변수가 많지만, 결국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이 이뤄져야 잡음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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