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홍준표 대구시장이 10일 시청 산격청사 접견실에서 영남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향후 시정방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민선 8기 홍준표호(號)가 출범한 지도 어느덧 1년 4개월이 지났다. 특유의 폐쇄성이라는 고질적인 병폐로 몸살을 앓고 있던 대구에 홍준표 시장은 '기득권 카르텔 타파'라는 대수술에 나섰다.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과 달빛내륙고속철도 건설 특별법 통과 등 대구 미래를 위한 새로운 자양분도 처방했다.
50대 초반 처음 대구시장을 꿈꿨던 홍 시장은 5선 국회의원과 재선 경남도지사, 당 대표, 대통령 후보 등 중역(重役)을 두루 거치고서야 고향인 대구로 돌아왔다. 그는 10일 가진 창간 78주년을 맞는 영남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시정을 맡아 일한 소감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민선 8기 '홍준표 시정'이 출범한 지도 1년 4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 추진과 달빛고속철도 특별법 발의 등 많은 성과가 있었는데.
"대구로 내려와 일을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장 취임 이후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 대구'로 변화시키기 위해 쉬지 않고, 거침없이 달려온 것 같다.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게 TK신공항 특별법 제정과 기재부의 군 공항 이전 기부대양여 심의 통과, 국토부의 민간 공항 이전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 등 새로운 하늘길을 여는 일이었다. K-2 후적지와 지역 군부대 이전 후적지를 활용한 미래 도시 그랜드 디자인 추진으로 대구를 그려나가고 있다. 행정 및 공공부문 대혁신으로 책임 있고, 신뢰받는 행정으로 거듭나고 있기도 하다."
▶지역 현안과 관련 난관에 봉착했을 때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경우가 많았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화해서 한 번에 현안을 해결 할 수 있는 그런 최적의 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고르디우스의 매듭' 신화라는 게 있다. 알렉산더 대왕이 동방 원정을 갔을 때 도저히 풀 수 없는 매듭을 풀려고 한 적이 있다. 그걸 풀면 아시아를 제패할 수 있다는 예언을 들었기 때문이다. 알렉산더 대왕은 그걸 잘라 버렸다. 어쨌든 푼 것이지 않나. 한 번에 현안을 해결 할 수 있는 그런 최적의 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갈등이 발생하면, 갈등 밖에서 문제를 바라보면서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대부분 우리는 갈등 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복잡한 문제가 등장했을 땐 단순화 시켜야 한다. 모든 세상사는 단순화시키면 'A' 아니면 'Non A'다. 둘 중에 하나다. 그 이후에 해결 절차에 들어간다."
▶굵직굵직한 지역 현안들을 속도감 있게 해결하면서 다소 '독선적'이라는 비판도 나오는데.
"독선적이라는 말을 들어도 상관없다. 옳은 길이라면 추진력이 될 수 있다. 올바른 정책이라면, 독선적인 걸 굳이 나쁘다고 할 필요는 없다. 그게 올바르지 못할 때 나쁜 결과가 나온다. 독선적이라는 말을 들어도 상관없다. 옳은 길이라면 추진력이 될 수 있다. 추진력 강한 사람이 독선적이라고 비난 받지 않는 경우가 세상에 어디 있나. 박정희 전 대통령 얼마나 독선적이었나. 이런저런 이야기 다 들으면 세상에 추진할 일이 없다. 모든 세상 사람을 만족 시키는 정책은 없다. 민주주의는 51%의 게임이다. 51% 의 사람이 만족하면 그건 잘하는 정책이다. 정치 하다 보면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통찰력이라는 건 우리말로는 하나지만, 영어로는 두 가지 단어가 있다. 포어사이트(Foresight)와 인사이트(insight)가 있어야 하는데, 인사이트는 현상을 정확히 바라보는 간파하는 능력을 뜻한다. 포어사이트는 예지력을 의미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다. 두 가지 모두를 갖춰야 지도자 자질이 있다고 본다. 끊임없이 그걸 갖추기 위해서 책도 많이 읽고, 사안마다 대처방안을 생각한다."
▶내년 시정 목표도 한반도 3대 도시로의 위상 회복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구가 3대 도시가 되려면 어떤 게 가장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는지.
"대구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는 미래 번영이나 한반도 3대 도시 재현은 꿈도 못 꾼다. TK 신공항을 비롯해 5대 미래 신산업 전환을 비롯해 대구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은 전부 대구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특히 새로운 하늘길이 열리고 달빛고속철도가 개통되면 대구를 중심으로 한 초거대 경제권이 생긴다. 그렇게 되면 미래 세대들이 굳이 서울로 가지 않아도 양질의 일자리를 갖게 된다."
![]() |
홍준표 대구시장이 10일 시청 산격청사 접견실에서 영남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향후 시정방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TK 지역에는 어떤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보나.
"대구경북(TK) 지역 투표 성향을 보면, 사람을 보고 찍는 건 아니다. 당을 보고 찍는다. 그래서 내가 이야기 한 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그건 이야기할 필요도 없고,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 단지 당에서 공천을 제대로 된 사람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내년 4월 치러질 제22대 총선의 전체적인 판세를 전망한다면.
"대한민국 정치판은 5~6개월 단위로 뒤 집어진다. 앞으로 어떻게 판을 짜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갈릴 것이다. 우리 당(국민의힘)은 대통령 선거에서 이긴 위력을 지방선거 때 모두 써먹어 버렸다. 정권교체 프리미엄을 이제는 못쓰게 됐다. 지방선거 때 써 가지고 서울지역에서도 구청장 많이 냈다. 그래서 이번 총선에선 정권 심판론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런 선거에서 이기려면 치밀하게 당이 선거 준비를 해야한다."
▶윤석열 정부도 석 달 후면 집권 3년 차가 된다. 앞으로 국정 방향은 어떻게 가야한다고 보나.
"내년 총선에서 지면 국정 동력 상실한다. 식물 정부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향후 명운을 좌우하는 선거가 될 것이다. 허수아비 세월 보내느냐, 알찬 세월 보내느냐를 가늠하는 가늠자가 총선이다. 수도권 선거가 총선 승패를 좌우하는데, 수도권 선거의 바로미터가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가 될 것이다.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하면 수도권 선거 이기기는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어떤 인물이 차기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보나. 어떤 덕목을 갖춘 사람이 국가 지도자가 돼야하는가. 또 대선 출마 계획에 대해 밝혀달라.
"그건 2026년도 가서 그 당시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보고 거기 부합하는 사람이 대통령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고 그 당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대정신이 어디로 흐르는지를 봐야 대통령 당선자의 윤곽이 나올 것이다. 2026년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시대정신이 선거 승패를 가른다. 대선 출마 여부는 2026년 가서 결정하는 게 맞지 않겠나. 지금은 대구시정만 집중할 따름이다. 또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대담=진식 사회부장
정리=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민경석
민경석 기자입니다. 제보를 기다립니다.진식

이현덕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