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텐 포켓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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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3  |  수정 2023-10-13 07:00  |  발행일 2023-10-13 제27면

수년 전 신조어로 떠오른 텐 포켓(Ten Poket)은 한 명의 아이를 위해 부모, 조부모, 친인척을 포함해 10명이 지갑을 연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사태로 출생아가 줄어들면서 텐 포켓이 다시 유행이라고 한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매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지난해에는 0.78명으로 떨어졌다. 연간 출생아 수는 2017년 35만7천800명으로 사상 최초로 40만명 선이 무너졌다. 2020년에는 27만2천337명으로 30만명 선 아래로 추락했다. 2021년 출생아 수는 26만562명, 2022년에는 24만9천186명이었다. 출생아 감소는 금쪽같은 귀한 아이라는 용어까지 만들었다. 혼인 건수도 눈에 띌 정도로 급감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연간 혼인 건수는 2019년 23만9천여 건에서 2020년 21만4천여 건, 2021년 19만3천여 건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19만1천여 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었다.

인구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결혼마저 줄어든 것이 신생아 감소를 가속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출생아 수 감소가 아이 1명에게 투자하는 비용이 증가하는 텐 포켓으로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텐 포켓이 소비 지향적 성향을 지닌 아이의 경제 관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걱정이다. 고가 상품만 골라 입거나 사용하던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행여 명품을 구매할 수 없는 자신의 경제력에 좌절할지도 모른다. 유모차를 포함한 귀한 아이 용품 하나가 최저 임금 근로자와 아르바이트생 월급보다 많다면 우린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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