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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군 전지역에 내린 우박. 배운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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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밤 내린 우박으로 수확을 앞둔 사과가 타박피해를 입었다. 배운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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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밤 내린 우박으로 가을 배추 잎에 구멍이 뚫리면서 상품가치를 잃었다. 배운철 기자 |
"30년 넘게 농사를 지었지만, 10월 들어 우박이 내린 것은 처음입니다"
경북 영양군 석보면에서 2만2천여㎡(7천여 평)의 과수원을 운영하는 이병국(62)씨는 이같이 말하면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6일 밤 경북 도내 곳곳에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우박이 쏟아져 수확을 앞둔 농작물에 피해가 속출해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올해 3~4월엔 냉해, 6월 우박, 7~8월 집중 호우와 폭염에 이어 10월에 또다시 우박 피해로 도내 농가는 초토화됐다.
27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전날 밤사이 안동시를 비롯해 영주시, 봉화·예천·영양·청송군 등 북부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지름 10~20㎜ 크기의 우박이 쏟아졌다.
안동시의 경우, 지난 26일 밤 8시 20분쯤 안동시 북후·임동·예안·도산·녹전면 일대에 지름 10㎜ 내외의 우박이 쏟아졌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는 672여 농가 447㏊(녹전면 150, 예안면 130, 도산면 120, 임동면 45, 북후면 2) 정도다.
이보다 앞서 약 30분 전엔 영주시와 봉화군, 예천군 지역에도 거센 소나기와 함께 둔탁한 소리를 내며 지름 10~20㎜ 크기의 우박이 20여 분간 쏟아졌다.
27일 영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확인된 피해는 550농가 430(사과 400, 배추 30)㏊다.
농민 김혁민(71·영주시 봉현면) 씨는 "올해 들어 냉해에 우박 피해로 받은 쥐꼬리만 한 보상금으로 겨우겨우 버티면서 지내고 있었다"며 "그나마 혹독한 풍파를 이겨내고 불과 수확을 열흘 앞둔 상태에서 또다시 우박이 내리면서 멀쩡한 사과가 이젠 하나도 없다"고 울먹였다.
영양군 지역은 이날 오후 8시 58분쯤부터 5분간 영양 군내 6개 읍·면 동시 다발적으로 내렸다. 특히 석보면의 경우 지름 20㎜ 크기의 우박이 내려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까지 영양군 지역은 사과 150㏊, 배추 50㏊가 피해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도와 각 지자체에선 이번 우박으로 인한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하는 가운데 향후 피해 규모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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