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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구 중구의 중구지역자활센터 커피큐브사업단 작업실에서 직원들이 열심히 커피박(커피찌꺼기) 반죽을 빚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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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빚은 화분은 건조과정을 거쳐 '친환경 커피박 화분'으로 탄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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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큐브 사무실에 전시된 완성품. 커피큐브는 화분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판매한다. |
9일 대구 중구지역자활센터 커피큐브 사업단 작업실. 커피박(커피찌꺼기)을 반죽하는 직원들의 손놀림으로 분주했다. 진하게 풍기는 커피 향과 함께, 직원들의 얼굴에는 진지함도 가득했다. 그냥 버려지던 커피박은 이들의 손길을 거쳐 화분·연필 등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했다.
대구 중구지역자활센터의 '커피큐브 사업단(이하 커피큐브)'이 커피박 재활용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폐기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과 환경피해 등이 발생하는 커피박을 재활용해 경제·환경 보호 등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이다.
커피박은 커피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로 폐기 시 생활 폐기물로 분리돼 대부분 매립 또는 소각된다. 막대한 비용과 환경 오염물질이 발생은 덤이다. 2019년 기준 발생한 커피박은 약 149t에 달한다.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할 때 발생하는 폐기 비용만 41억원이 넘는다. 매립 시에도 이산화탄소의 34배의 온실효과를 야기하는 메테인(CH4)이 배출되는 등 환경오염도 심각하다.
커피큐브는 '애물단지'인 커피박을 수거해 화분·연필·벽돌 등으로 가공해 판매한다. 이들이 재활용하는 커피박은 하루 평균 약 25㎏ 정도다. 수거한 커피박은 이물질 제거, 건조작업 등을 통해 점토로 만들어져 화분·연필·벽돌 등 다양한 제품으로 탄생한다. 완성된 제품은 대구업사이클센터·지자체·기업 등 50여 곳에 판매된다. 2019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2020년 2천400만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6천600만원으로 급증했다.
최근에는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어린이·청소년에게 체험중심 실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역사회의 환경보호 교육에도 기여하고 있다. 커피큐브 입사 2년 차인 김미영(45)씨는 "플리마켓이나 팝업스토어를 나가면 제품이 커피박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보인다. 커피큐브 제품을 알리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영미 대구 중구지역자활센터장은 "2019년 시작 당시 10평 남짓했던 커피큐브 작업실은 지금 어엿한 작업·휴식공간 등을 갖춘 자활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도 커피큐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내년도에는 새로운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글·사진=김태강 수습기자 tk11633@yeongnam.com

김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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