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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베트남 호찌민시 REX 호텔에서 열린 '2023 한-베 비즈니스 수출상담회'에서 현지 바이어들이 전시된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영남일보가 주최하고 HS엔터테인먼트, 레드컴이 주관한 '2023 한국-베트남 비즈니스 수출상담회'가 지난 10일 베트남 호찌민시 REX 호텔에서 현지 소비자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코로나 19로 인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베트남 진출에 끈을 놓지 않은 '한-베 수출상담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역대 최대 수출 상담 금액을 기록하는 등 경북 농특산물 업체의 베트남 수출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뜨거운 반응의 수출 상담회
이번 수출 상담회를 통해 경북의 기업과 현지 바이어 간 총 23건의 수출 업무협약을 맺었다. 포항·영천·상주·안동·영주·김천·문경·경산시, 예천·청도·의성군 등 경북 11개 시·군의 21개 업체가 내놓은 우수 농특산물이 베트남 소비자의 오감을 사로잡았다.
현지 바이어들은 상담회장 각 부스에서 직접 맛보고 제품 특징을 꼼꼼히 살피는 등 경북 농특산물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여기에다 2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베트남 인플루언서가 각 부스를 돌며 제품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참여업체 관계자들은 "제품의 맛을 본 바이어들이 엄지를 치켜세웠다. 대부분의 바이어가 경북 농특산물에 대해 만족해했다"고 입을 모았다.
베트남 수남컴퍼니 관계자는 "경북 농특산물이 효능은 물론 맛도 뛰어나다"며 "다양한 한국 농특산물이 베트남 시장에서도 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가를 맞춰야 하는 전제가 있다"며 호평과 함께 풀어야 숙제도 안겨줬다.
◆최대 규모 실적
상담 금액과 현장 계약 금액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역대 최대 상담 금액은 지난해 상담회에서 기록한 347만 달러였는데, 올해 상담 금액은 지난해보다 564% 급증한 2천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계약 추진 금액도 407만 달러(53억 원)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참가 업체와 현지 바이어와의 현장 계약 금액도 역대급인 50억9천500달러(약 6억 7천만 원)에 달한다. 뜨거웠던 상담회 분위기는 현장 계약 수치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베트남어로 제작한 경북 농특산물의 상품 설명 책자를 제공해 구매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특히, 수출상담회 각 부스에는 한국어를 전공한 베트남인이 배치돼 현지 바이어와 업체 간 원활한 거래가 이뤄졌다.
◆공신력 갖춘 영남일보
이 같은 최대 규모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대구경북 유력 언론사인 영남일보가 8년째 수출상담회를 진행해 현지 바이어에게 두터운 신망을 얻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의 노하우로 다양한 품목에서 검증된 업체가 이번 수출상담회에 참여했다는 입소문이 현지에 퍼지면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
호찌민시 정·재계의 관심도 높았다. 공식 개막식에는 베트남 수·출입 등 각종 경제 지표 통계를 담당하는 후인 반 훙 베트남 통계청 남부권 총괄국장을 비롯한 응웬 쑤안 타이 베트남 공항공사 부사장, 푹 호치민시 인민위원회 문화공안부장, 응 옥린 노바 랜드(Nova Land) 마케팅 부장, 전영준 우리은행 호치민 푸미흥지점장, 트린 민 우리은행 호치민 11군 출장소장 등 호찌민시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베트남 4대 방송사 중 하나인 ANTV가 현장을 방문해 전영 영남일보 광고사업국장을 인터뷰했다. 전영 국장은 인터뷰에서 "각 참가업체 부스에서 활발한 현장 상담이 이뤄져 매우 고무적이다"며 "경북도와 호찌민시가 신뢰와 우의를 바탕으로 든든한 동반자가 돼 양국의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밖에도 예원 뉴스(Yeah1 news) 등 9개 현지 유력 신문사가 뜨거운 취재 경쟁을 벌였고, 연일 보도했다.
◆해외 진출 전문가 양성
경북도는 지난해 농식품 수출 8억2천400만 달러(한화 약 1조1천억 원)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 달성했다. 올해 5월 말 기준 경북 농식품 수출액은 3억8천500만 달러(약 5천억 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했다. 경북도는 올해도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남일보는 지난 2016년 '한-베 문화·통상교류 한마당'을 시작으로 현재의 수출상담회를 이어오며 경북 농식품 수출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지난 수년간 쌓아온 수출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를 경북 상공인에게 잘 전수하는 '수출 역군 양성'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경산에서 견과류와 도라지청 생산 업체를 운영하는 현경숙 더한줌 대표는 처음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 대표는 "사실 큰 기대는 안 했는데 현지 바이어의 엄청난 문의가 이어졌고, 반응도 좋았다"며 "베트남인은 홍삼은 잘 아는데 도라지청은 아예 몰랐다. 하지만 맛을 보고 제품 설명을 들은 뒤에는 매우 좋아했다"고 말했다. 더한줌은 현지 11개 업체와 총 5만 5천 달러 규모의 계약을 추진한다.
전통주인 '영일만 소주'로 첫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정광욱 청슬 대표는 "포항에서 어느정도 자리잡은 '옹해야' 막걸리는 유통기한이 짧은 한계가 있다. 올해 출시한 '영일만 소주'로 베트남 시장 진출을 모색했으나 큰 성과는 얻지 못했다"며 "그러나 우리 전통주에 대한 베트남 등 아시아인의 취향 파악은 물론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각종 허가증, 통관 절차 등 수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의성군에서 흑마늘 진액과 사과즙을 생산하는 신비안의 박영욱 이사장은 "올해로 여섯 번째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이 필요하듯이 동남아시아에서는 할랄 인증이 필수다. 그 동안의 경험으로 베트남 현지에서 우리 상품을 바로 판매할 수 있는 각종 허가증을 갖춘 것은 큰 재산"이라며 "영남일보 수출상담회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여러 국가로 뻗어 나가는 '경북 농특산물의 수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했다. 신비안은 이번 상담회를 통해 현지 업체와 총 22만 달러 규모의 계약 추진을 성사했다.
◆한국-베트남 문화·통상 가교
세계화 시대에 발맞춘 이번 수출상담회는 한국과 베트남 경제통상의 든든한 가교 구실을 하고 있다. 올해 8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경북도와 호찌민시의 경제 교류 활성화와 문화 교류에 이바지하고 있다.
권순칠 주호찌민 대한민국 총영사관 부총영사는 "이번 수출상담회는 경북에서 생산한 우수 농산물을 베트남에 소개하고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의미있는 자리"라며 "이번 상담회를 계기로 베트남 시장에 대한 정보를 얻고 비즈니스 협력 파트너를 발굴해 나감으로써 한국과 베트남이 동반 성장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후인 반 훙 베트남 통계청 남부권 총괄국장는 "베트남과 경북의 친분과 애정이 이 행사를 통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현재를 넘어 미래를 함께 손잡고 걸어갈 수 있는 영원한 동반자 관계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김기태

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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