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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사흘 앞둔 13일 오후 수능 문답지가 대구수능상황본부에 도착하자 관계자들이 옮기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14일 오전 대구 중구의 한 입시학원 앞에서 만난 이모(17)군은 지난달 다니던 고교를 자퇴하고 입시학원의 문을 두드렸다. 학교 수업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군은 "학원에 나처럼 자퇴 후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가 많다"며 "아직까지 후회는 없다. 이 생활이 더 행복한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고교 1학년을 마치고 자퇴한 박모(18)군도 "고교 재학 당시 수행평가 등 입시 외적으로 해야 할 것이 많아 자퇴를 결심했다. 학원에 다니며 정시만 준비하는 것이 입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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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4년간 고등학교 자퇴생 현황에 따르면, 전국의 고교 자퇴생은 2020년 1만5천163명에서 지난해 2만3천440명으로 54.6%(8천277명) 증가했다. 대구지역 고교 자퇴생도 같은 기간 698명에서 1천73명으로 53.7%(375명)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대면 수업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대입 정시 비율 확대에 따라 자퇴 후 수능을 준비하려는 학생들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구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고교를 자퇴하고 입시학원을 찾는 학생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고교 1~2학년 때 내신을 잘 받지 못하거나 코로나19 이후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이 주로 학원을 찾고 있다. 최근에는 내신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려워 정시에 집중하기 위해 오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수능 응시생 중 검정고시 출신 접수자의 비율도 매년 증가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접수자 현황에 따르면, 검정고시 출신 수험생은 2018학년도 수능 당시 1만1천121명(1.9%)에서 올핸(2024학년) 1만8천200명으로 4년 새 64%(7천79명) 늘었다.
전문가들은 고교 자퇴생 증가가 교육의 파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입시 제도의 개선과 교육과정의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강현석 경북대 교수(사범대학 교육학과)는 "고교 자퇴생 수가 많아지는 것은 비정상적인 행태"라며 "학생들이 왜 자퇴하는지 이유를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과정과 입시 기준이 일관되게 연계되도록 입시 제도와 공교육의 개선도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김태강

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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