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별세" 모바일 부고장…알고보니 스미싱

  • 김태강
  • |
  • 입력 2023-12-04  |  수정 2023-12-06 14:51  |  발행일 2023-12-04 제2면
'지인' 사칭 8월 1만1288건

악성코드 심어 2·3차 피해
아버님 별세 모바일 부고장…알고보니 스미싱
아버님 별세 모바일 부고장…알고보니 스미싱
'모바일 부고장' 형식의 스미싱 문자 캡처본(위)과 부고 문자 스미싱 피해를 알리는 문자. 독자 제공
A씨는 최근 지인으로부터 '아버님께서 별세하셨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가까운 지인이 보낸 문자였기에 의심 없이 인터넷 주소 링크를 클릭했다. 그러자 몇 분 뒤 지인으로부터 '해당 문자가 스미싱이니 클릭하지 말라'는 안내문자를 받았다. A씨는 "스미싱임을 깨달은 즉시 휴대폰을 초기화했지만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스미싱' 범죄가 성행하는 가운데, 최근 '모바일 부고장' 형태의 스미싱이 신종 수법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모르는 전화번호로 오는 기존 스미싱과 달리 지인의 전화번호로 모바일 부고장이 오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도 스미싱 월별 탐지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탐지된 스미싱은 19만6천935건이다. 이 중 '택배' 사칭이 45%(8만8천864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공공기관' 사칭이 37%(7만3천364건), '지인' 사칭이 16%(3만2천441건)로 뒤를 이었다. 올해 2월까지 단 한 건도 없었던 '지인' 사칭은 3월 957건 발생을 시작으로 지난 8월에는 1만1천288건까지 증가하는 등 최근 새로운 스미싱 수법으로 급부상하는 추세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로 문자메시지 내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면 악성코드가 스마트폰에 설치돼 피해자가 모르는 사이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하거나 개인정보가 탈취된다. 주로 택배·금융기관 등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모바일 부고장·건강검진 등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스미싱 문자의 링크를 클릭할 경우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휴대전화에 악성코드가 설치된다. 또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로 지인들에게 스미싱 문자를 보내 2차, 3차 피해를 양산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는 번호로 받은 문자라 하더라도 링크 접속 등에 유의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유선을 통해 지인에게 문자 발송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며 "이미 링크에 접속했다면 당장 신용카드·계좌 사용 정지 신청을 해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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