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기업, 경기침체 '중국' 재투자 계획 꺼려…탈 중국화 가속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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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08  |  수정 2023-12-07 21:37  |  발행일 2023-12-08 제18면
중국 기투자 기업 10곳중 6곳은 재투자 안해

베트남, 멕시코, 인도 등 넥스트 차이나로 투자처 다변화 해야
대구기업, 경기침체 중국 재투자 계획 꺼려…탈 중국화 가속
대구기업의 중국 재투자계획 여부 설문결과대구상의
대구기업, 경기침체 중국 재투자 계획 꺼려…탈 중국화 가속
대구기업들이 지목한 중국 경영환경 애로사항 설문 결과,대구상의

대구 기업들 상당수는 중국시장 투자를 많이 꺼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대했던 중국 내수시장 악화 등 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지정학적 갈등으로 현지 기업환경이 불안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당분간 대구기업들의 탈(脫)중국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대구상공회의소가 12일 발표한 '대구지역 대 중국 투자현황과 전망 조사 (11월 중순 시행) 보고서'를 보면 중국에 투자한 지역기업 75개사의 57.4%는 향후 중국에 재투자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투자계획 미정'은 33.3%이고, 재투자 계획을 밝힌 기업은 9.3%에 불과했다.

특히 자동차부품과 섬유업종은 '재투자계획 의사'를 밝힌 기업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실제 업종별로 보면, 차부품(87.5%), 섬유(81.8%)업종은 재투자계획이 없다는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투자계획을 정하지 않았다는 비율도 각각 12.5%, 18.2%였다. 

 

지역 기업들은 중국의 중장기 전망이 좋지 않은 게 투자를 꺼리는 주된 이유라고 답했다. 


중국내 경영환경 중 가장 큰 애로사항(중복응답)으로는 중국 내수시장 불안(34.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법적 제도적 환경미비(21.8%), 현지거래 관습·중국내 업체간 담합 등 차별(각 10.9%), 대금회수(9.6%), 해외수출거점 활용도 감소(8.3%), 자금 조달(3.2%), 기타(1.3%) 순이었다.

당초 중국 진출시 주로 기대했던 것은 중국 내수시장 개척(38.7%)이었다. 이어 원자재 및 부품조달 용이(24.0%), 생산비용절감(18.7%)였다.

중국시장 진출시 처음 염두에 뒀던 투자목적이 중국 경제부진으로 크게 퇴색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미 올해도 중국 교역에서 쓴맛을 본 지역기업들이 많다. 중국 수출부진으로 경영실적이 감소했다고 답한 기업이 55.2%에 달했다. 특히 차부품기업의 68.7%는 중국내 현대, 기아 등 완성차 업체의 부진 탓에 경영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대구기업들의 중국 투자 총액(2000~2023년 6월)은 11억 8천590만달러다. 업종별로는 차부품과 기계금속이 68.3%를 차지한다. 현지 설립 해외법인은 총 690개다. 

 

 지역 기업의 전체 해외투자액 대비 중국 비중은 고작 6.2%지만, 신규 해외법인 비중은 38.6%다. 3곳중 1곳은 중국내 현지법인이다. 그만큼 지역 대다수 기업은 중국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는 셈이다.

대구상의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중국내 여러 구조적 문제점탓에 지역기업들의 중국 투자금액이 줄어들고, 회수금액은 늘어나는 등 탈 중국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의 디커플링(독자노선)에 대비해 중국은 자국기업 육성 및 지원책을 강화하고, 중국 자국민 소비패턴도 국산품 소비증대, 고급재 소비로 바뀌고 있어 대구기업의 가격위주 중간재 투자 및 수출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기업들은 '넥스트 차이나'로 떠오르는 베트남, 멕시코, 인도 등 신흥시장과 북미지역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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