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선택과 집중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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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22 06:54  |  수정 2024-01-22 06:54  |  발행일 2024-01-22 제23면

일본 홋카이도의 유바리시(市)는 탄광 도시로 폐광 이후 무리한 재정투자로 시 자체가 파산한 곳이다. 유바리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멜론으로도 유명한데 그해 생산된 첫 경매에서 상징적으로 형성되는 가격이 어마어마하다. 가장 높은 가격은 2016년 2개들이 한 상자에 300만 엔이었다. 일반 소비자가 구매할 수준은 아닌 것이다. 농가들의 사기를 높이고 유통업자의 과시욕이 더해진 결과로 알려졌다.

경북 문경도 유바리와 비슷한 폐광도시이자 오미자로 이름난 곳이다. 도시 파산이라는 전철을 밟지 않은 큰 차이가 있지만, 오미자나 사과로 살아가려는 노력은 같다. 문경시가 지역 특산품인 사과와 오미자를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으로 성장시키기로 했다. 이달 초 전략작목연구소를 만들어 전문가들을 포진했다. 이름값을 넘어 문경의 농산물을 명품화하는 전략기지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문경 사과 가운데 가장 유명하고 경쟁력이 뛰어난 품종이 감홍이다. 문경시는 감홍을 명품화시켜 5㎏들이 한 상자에 30만~40만원을 받을 수 있도록 목표를 세웠다. 일반 사과 한 상자에 3만~4만원인 것에 비하면 무려 10배 가까이 비싼 가격이다. 한 상자에 10개가 들어가면 사과 하나에 3만~4만원이니 결코 싼 값은 아니다. 한창 오미자가 인기를 끌던 때 문경 전통장작가마로 구운 도자기에 백두대간 고산에서 채취한 자연산 오미자를 토종꿀이나 석청에 발효시켜 병당 500만원 이상 받는 초고가 제품을 상징적으로 만들어보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현실화하지는 못했다. 문경 사과나 오미자가 선택적인 집중으로 명품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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